“월급은 적고, 민원에 시달려” 순경 314명이 5년도 안돼 그만뒀다
“사명감으로 경찰됐지만 이젠 지쳐”
흉악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며 ‘현장 치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5년 동안 순경 321명이 경찰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대다수는 5년도 채 안돼 경찰복을 벗었다. 전문가들은 “일선 치안을 담당하는 하위직 순경 퇴직은 치안 공백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경찰청이 2일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 간 순경 총 321명이 사직했다. 이 중 314명(97.8%)이 ‘5년 미만’ 순경이었다. 경찰복을 입은지 얼마 안돼 관둔 이가 대부분인 셈이다. 사직 이유 유형별로는 의원 면직(261명)이 가장 많았고, 뒤이어 파면 및 해임(29명), 순직 및 사망(18명), 직권 면직(4명), 당연 퇴직(2명) 순이었다.
이들은 주로 경찰 조직의 수직적 분위기와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 등을 이유로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간 순경으로 일하다 최근 퇴직한 A씨는 “내 월급과 계급 등을 계산해 보니 내 손으로 수도권 집을 살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고 퇴직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수도권 지구대, 파출소 소속으로 4교대 근무로 세후 기준 평균 월 250만원 정도 벌었다고 한다. A씨는 “근무를 자원하면 수당이 더 많이 나오긴하지만, 악성 민원에 스트레스가 매우 심한 편”이라며 “사명감으로 경찰에 들어왔는데 매일 업무에 허덕이면서 차라리 일찍 제2의 길을 찾아봐야겠다 싶었다”고 했다.
현재 서울의 지구대 파출소 소속인 B 씨는 “경찰은 자율성이 떨어지는 조직인 데다 지방 순환 근무를 해야 하는 게 힘들어 떠나는 주변 동료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2030 경찰들 퇴직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18년 125명이었던 2030 경찰 퇴직자 수는 지난해 201명이었다. 올 7월까지 퇴직한 2030 경찰은 216명으로 전체 퇴직자(592명)의 36.5%다. 경찰 관계자는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등을 중요시하는 2030 분위기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낮은 연차에 업무 부담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경찰 야간 근무가 너무 힘들다”며 “술 먹고 싸웠다고 출동하면 욕을 듣는다. 순경이라 권한은 없는데 책임은 ‘슈퍼맨’급으로 원한다”는 하소연이 올라왔다.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은 “젊은 경찰관들이 조직을 떠나는 원인을 정밀하게 분석해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업무량과 업무 성격에 따라 급여를 현실화하는 한편, 공무집행방해의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경찰관 공격 등 법치를 무력화하는 행위에 대해선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퇴직하는 젊은 경찰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 “다른 부처에 비하면 젊은 직원 이탈이 적은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퇴직을 막기 위해 육아휴직 사용을 장려하고, 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는 등 젊은 직원들의 편의를 높이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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