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투수 무덤'서 5이닝 2실점…불펜 방화로 승리 무산(종합)

4-2로 앞선 6회 교체됐으나 불펜진이 역전 허용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투수들의 무덤'에서 제 몫을 다했지만, 불펜 방화로 승리가 불발됐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2023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1홈런) 3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토론토가 4-2로 앞선 6회말 승리 요건을 갖추고 이미 가르시아에 마운드를 넘겼다.

가르시아는 야수 실책과 안타로 2사 1, 2루를 만든 뒤 헤네시스 카브레라와 교체됐고, 카브레라가 놀런 존스에 역전 3점포를 헌납하면서 류현진의 승리가 날아갔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복귀한 류현진은 지난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14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른 이래 5차례 선발 등판에서 3승 1패를 거뒀다.

지난달 14일 시카고 컵스전(5이닝 2실점 비자책), 21일 신시내티 레즈전(5이닝 2실점 비자책),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5이닝 3실점 2자책)에서 연달아 승리를 챙겼다.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쿠어스필드에서 크게 무너지지 않으며 4연승을 눈앞에 뒀던 류현진은 구원진 난조에 아쉬움을 삼켰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25에서 2.48로 올라갔다.

투구수는 76개였고, 이중 스트라이크는 48개였다.

MLB닷컴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은 직구 35개, 컷 패스트볼 19개, 커브 12개, 체인지업 10개를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90.1마일(약 145㎞), 평균 구속은 87.9마일(약 141.5㎞)을 찍었다.

해발 1610m 고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는 공기 저항이 적어 장타가 많이 나온다. 류현진이 커브를 비교적 적게 던지고, 컷 패스트볼 비율을 높인 것은 쿠어스필드의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8월 1일 이래 4년 1개월 만에 쿠어스필드 마운드에 선 류현진은 2회까지는 한 타자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으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찰리 블랙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에세키엘 토바와 엘리아스 디아스를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토바에게는 1볼-1스트라이크에서 컷 패스트볼 2개를 거푸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디아스도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류현진의 컷 패스트볼에 헛손질했다.

2회에는 세 타자를 모두 내야 땅볼로 가뒀다.

류현진은 3회 흔들렸다.

선두타자 놀런 존스에 우전 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엘레우리스 몬테로에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류현진은 몬테로에 체인지업 4개를 연달아 뿌렸는데, 몬테로가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류현진의 시즌 4번째 피홈런이다.

후속타자 브렌턴 도일을 3루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블랙먼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토바에게 초구 직구를 공략당해 왼쪽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얻어맞았다.

1사 2, 3루에 몰렸지만 류현진은 침착했다. 디아스를 6구 승부 끝에 투수 땅볼로 잡았고, 라이언 맥마흔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맥마흔에게 커브 3개를 거푸 던져 두 번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토론토 타선이 4회초 브랜던 벨트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만회해준 뒤 류현진은 또 위기를 만났다.

4회말 선두타자 브렌던 로저스를 1루 땅볼로 잡은 류현진은 헌터 굿맨에 중전 안타를 맞은 후 직구 제구가 흔들리면서 존스에 볼넷을 내줬다.

이어 자신을 상대로 홈런을 친 몬테로를 마주했지만,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실점을 막았다. 몬테로가 가운데로 몰린 시속 87.5마일(약 140.8㎞)짜리 직구를 노려쳤는데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류현진이 위기를 넘긴 뒤 토론토 타선은 동점 점수를 뽑아줬다. 5회초 선두타자 어니 클레멘트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류현진은 5회말 공 8개만 던지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도일과 블랙먼을 내야 땅볼로, 토바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토론토 타선은 6회초 역전까지 일궈냈다. 6회초 1사 1루에서 대니 잰슨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려 토론토에 4-2 리드를 안겼다.

승리 요건을 갖춘 류현진은 6회말 가르시아에게 마운드를 넘겼지만, 구원진 난조로 4연승이 무산됐다.

KBO리그 두산 베어스 출신으로 빅리그 복귀에 성공한 콜로라도 우완 투수 크리스 플렉센은 5⅔이닝 동안 홈런 3방을 얻어맞고 4실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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