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사리로 물바다된 인천 소래포구…상인들 피해

박주연 기자 2023. 9. 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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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직판장 일대. 장용준 기자

 

“대비를 했는데도 또 바닷물에 잠겼어요. 해마다 해수면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2일 오전 6시께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공판장 일대. 공판장 좌판을 비롯해 물탱크 등이 대조기와 백중사리가 겹치며 차오른 바닷물에 잠겨 있다. 바닷물에 수산물 무게를 재는 저울은 바늘이 보이지 않고, 수산물을 나르던 리어카와 자전거의 바퀴도 반쯤 잠겨있다. 상인들이 대조기에 대비해 각종 짐들을 부두 안쪽으로 옮겨 놨지만, 부두 윗쪽 깊숙히 넘치면서 많은 짐들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이날 공판장에 나온 10여명의 상인들은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여보려 빗자루로 바닷물을 쓸어내고, 물에 잠긴 물건들을 수레를 이용해 안쪽으로 옮기느라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상인 김영환씨(65)는 “대조기를 1~2번 겪는 것이 아니라 나름 대비를 하는데, 해마다 해수면이 점점 높아져 이번처럼 예상을 뛰어넘는다”고 했다. 이어 “바닷물 뿐 아니라, 비닐과 페트병 등의 쓰레기들까지 소래포구 안쪽으로 들어왔다”며 “언제 다 치울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했다.

인천 소래포구 일대가 1년 중 밀물의 수위가 가장 높아지는 백중사리와 대조기가 겹치면서 차오른 바닷물에 잠겨 상인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백중사리 기간인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인천의 해수면 높이가 9m75㎝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달 2~5일 보름 대조기 9m68㎝보다 7㎝ 높아진 수치다.

앞서 인천해양경찰서는 지난달 30일부터 6일 동안 대조기에 의한 어민 및 상인들의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주의보’를 발령했다. 대조기에는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평소보다 크고 물의 흐름이 매우 빠르다보니 소래포구 등의 저지대는 침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대조기는 백중사리 기간으로 평소보다 바닷물의 높이가 최대로 높아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갯벌활동 전 물때 확인이나 구명조끼 착용은 물론, 여럿이 함께 다녀야 하고 야간이나 안개가 껴있을 때는 바다에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해마다 해수면이 높아지는 만큼, 소래포구 일대 바닷물에 의한 침수를 막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남동구 관계자는 “해수면 높이가 해마다 높아지는 만큼, 시설 보강 등 대책을 찾고 있다”며 “자칫 바닷물이 하수관을 타고 역류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jennypark308@kyeonggi.com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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