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폼 완전 GOAT다' 5이닝 KKK 2실점→4승 승리 요건 채웠다

박연준 2023. 9. 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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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뉴스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류현진이 개인 4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피홈런 등 실점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2일(한국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 선발 투수로 나서 5이닝 4안타 2실점 3삼진을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날 투구 수는 76개였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연승 질주

류현진의 연승 질주가 계속됐다. 왼손 팔꿈치 인대를 수술하고 재활을 거쳐 14개월 만에 돌아온 류현진은 이달 14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복귀전 승리를 챙긴 이후 신시내티 레즈 역시 격파, 그리고 지난 8월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즈 와 홈 경기에서 5이닝 4피안타 2피홈런 5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면서 시즌 3승을 수확했다. 이날 류현진은 총 70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다. 직구 21개, 체인지업 19개, 커브 13개, 커터 9개, 싱커 8개를 솎아냈다.

특히 류현진의 3연승을 이끈 구종으로는 시속 100km가 채 안 되는 '아리랑 커브'가 한몫을 해냈다. 직구 구속이 90.8마일에 달했으나 제구가 구축된 커브를 던지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어냈다. 완벽한 느림의 미학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커브 최저 구속 순위 1위부터 5위에 자리하고 있다. 느린 공이지만 그만큼 큰 낙폭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커브 헛스윙 비율을 36.1%까지 끌어 올리면서 ML 평균 비율(31.1%) 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효과는 굉장했다. 8월 한 달간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25로 토론토 선발진 중 가장 낮았다. 류현진과 함께 8월 가장많은 승리(3승)를 따낸 크리스 배싯(3.03), 그리고 기쿠치 유세이(3.03)가 3점대를 기록했지만, 류현진은 가장 적은 실점으로 팀의 승리를 지휘했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사진=USA투데이/연합뉴스
토론토 구단 SNS

그러나 쿠어스필드에서 '약했던 류현진'

토론토는 이날 콜로라도전부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까지 미국 서부 원정 6연전 일정을 소화한다. 류현진은 이 서부 6연전의 첫 포문을 연다. 류현진이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 마운드에 오르는 건 LA 다저스 시절이었던 2019년 8월이후 4년 1개월 만.

다만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선 다소 약한 모습을 보인 류현진이다. 쿠어스필드는 해발 약 1,610미터에 위치하면서 대표적으로 타자 친화적 구장으로 유명하다. 공기 저항이 적어 타구가 다른 구장에 비해 더 멀리 날아가는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쿠어스필드에서 6경기 등판해 1승4패 평균자책점 7.09로 좋지 않다. 또 26.2이닝 투구 동안피홈런을 8개나 기록할 정도로 쉽지 않은 경기를 풀어냈다.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최근 등판 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는 것이다.

류현진이 상대할 콜로라도는...

류현진이 상대할 콜로라도 로키스는 올 시즌 49승84패로 내셔널리그 최저 승률(0.368)을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성적에서도 1승9패에 그쳤고 그사이 두 자릿수 실점을 3차례나 올리면서 마운드의 어려움이 있다.  이 기간 콜로라도의한 경기 최다득점 역시 5점밖에 안 된다.

쿠어스필드 주인의 패기 덕분일까. 홈 성적은 28승36패로 원정(21승48패)에서 보다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이 이날 가장 조심해야 할 타자로는 팀 내 최다홈런(22개)을 올리고 있는 라이언 맥마혼이 꼽혔다.

3연승 기간 동안 5이닝 이상 투구를 책임진 류현진이다. 과연 선발 투수 임무를 끝까지 다 할 수 있을지 이날 경기 귀추가 주목됐다.

2일 토론토 vs 콜로라도 선발 라인업

이날 류현진을 뒷받침할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발 라인업은 조지 스프링어(우익수)-데이비스 슈나이더(3루수)-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1루수)-브랜든 벨트(지명타자)-대니 잰슨(포수)-위트 메리필드(2루수)-달튼 바쇼(좌익수)-어니 클레멘트(유격수)-케빈 키어마이어(중견수)으로 이어졌다.

이에 맞선 콜로라도 선발 투수는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한 크리스 플렉센이 마운드에 올랐다. 타선은 찰리 블랙몬(우익수)-에제키엘 토바(유격수)-엘리아스 디아즈(포수)-라이언 맥마혼(3루수)-브렌든 로저스(2루수)-헌터 굿맨(지명타자)-놀란 존스(좌익수)-엘레후리스 몬테로(1루수)-브렌튼 도일(중견수)순이다.

플렉센은 지난 2020년 KBO리그에서 21경기 8승 4패 평균자책점 3.01을 올렸다. 그는 당시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의 핵심 투수 역할을 해내는 등 한국에서 활약한 바 있다. 이후 메이저리그로 돌아와  다사다난한 올 시즌을 보내고 있다. 플렉센은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 탈락을 시작으로 지난 6월 28일 시애틀로부터 DFA를 받았다. 이어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 되었고, 곧바로 방출을 맛 봤다. 그리고 7월 14일 콜로라도와 마이너 계약을 맺으며 다시 빅리그에 올라왔다. 플렉센은 23경기 등판 1승 6패 평균자책점 6.94를 올리고 있다. 직전 등판 경기인 26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선 5이닝 2실점 좋은 투구를 보였으나 패전 투수가 됐다.

시작이 좋은 코리안 몬스터

1회 류현진의 출발은 삼자범퇴였다. 첫 타자 블랙몬을 상대로 초구 86.2마일짜리 낮은 직구를 던지며 경기를 시작했다. 이후 2구와 3구를 연속 스트라이크 잡았다. 4구 커터는 빠진 볼, 이후 5구가 아쉬웠다. 블랙몬의 몸쪽을 꿰찬 67.5마일짜리 커브를 던졌으나, 스트라이크존에서 '종이 한 장' 정도 빠지면서 볼 판정을 받았다. 블랙몬과 승부는 8구까지 흘러갔고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두 번째 타자인 토바를 상대로는 이날 경기 첫 탈삼진을 올렸다. 초구 88.6마일짜리 높은 직구를 스트라이크 선언 받았다. 이어 2구 커터는 위로 빠진 볼. 3구는 몸쪽 커터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계속된 1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류현진의 결정구는 커터였다. 4구 바깥쪽으로 빠진 커터로 토바의 방망이를 이끌어내며 첫 삼진을 수확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이어진 디아즈 역시 삼진을 잡아냈다. 디아즈의 타석에선 체인지업을 주로 사용. 이번에도 결정구는 커터였다. 초구 87.7마일 직구로 볼카운트를 가져간 류현진은 연이어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 5구째 바깥쪽 커터로 디아즈를 돌려세우며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2회도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이번엔 모든 타자를 땅볼로 돌려세웠다. 첫 타자 맥마혼에게 1루 땅볼로 잡아낸 것을 시작으로 로저스는 단 한 개의 직구로 3루수 땅볼 처리했다. 이어 굿맨에게도 2구째 체인지업으로 3루수 땅볼을 만들어 냈다. 2회 투구 수는 6개. 경기 초반 23개의 적은 공으로 콜로라도 타선을 막았다. 

류현진의 첫 실점

실점은 3회에 나왔다. 선두 존스에 우전 안타를 맞았다. 3구째 83.4마일 몸쪽 커터를 던졌으나 이날 콜로라도의 첫 안타를 내줬다. 그리고 후속 몬테로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맞으며 실점했다.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던졌으나,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였다. 이를 몬테로가 놓치지 않았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흔들린 류현진이다. 도일을 3루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블랙몬에 볼넷을 줬다. 블랙몬에 커터와 커브로 방망이를 끌어 내려했으나 블랙몬의 선구안이 좋았다. 이어 토바에게 낮은 직구를 던졌고 타구는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2루타로연결됐다. 홈런성 타구였으나 펜스에 맞은 것은 류현진에게 천만다행이었다. 이어진 1사 2, 3루 위기 상황에서 디아즈를투수 앞 땅볼로 돌려세웠다. 이후 4번 타자 맥마혼과 승부에선 다시 커브가 스트라이크존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초구 가운데 커터로 파울을 만들어 낸 류현진은 3구, 그리고 5구째 공 모두 커브를 던지며 헛스윙을 유도해 내며 위기 탈출했다.

사진=AP/연합뉴스
캡쳐=MLB.com

아! 명백한 오심

류현진의 실점에 가만히 있던 토론토 타자들이 아니었다. 4회초 토론토 선두 타자로 나선 벨트가 플렉센에게 비거리 140m 초대형 우월 솔로 홈런을 만들어 내며 콜로라도에 내줬던 분위기를 어느 정도 다시 가져왔다. 1-2 한 점 만회한 토론토. 류현진은 계속해서 투구를 이어갔다. 4회 로저스를 1루수 땅볼로 막아낸 뒤 후속 굿맨에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후 존스와 맞대결에서 주심의 명백한 오심이 나왔다. 볼 카운트 3볼-2스트라이크 풀 카운트에서 마지막 6구 바깥쪽 직구가 볼이 됐다. MLB.com 게임 센터 그래픽 화면과 중계화면에서도 명확하게 보이는 스트라이크였다. 이 상황에서 토론토 벤치는 오히려 류현진을 다독였다. 중계 화면에서 심판을 주시하며 류현진의 탓이 아님을, 그리고 어이없는 판정이었음을 공감했다. 벤치의 믿음과 진심이 전해졌을까. 계속된 1사 1, 2루에서 몬테로를 2루수 병살타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 위기에서 탈출한 류현진이다.

이어 동점을 만든 토론토다. 5회 선두로 나선 클레멘트가 좌월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아치를 때려냈다. 타자들의 득점 지원에 좋은 분위기를 이어간 류현진은 5회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첫 타자 도일을 직구 한 개로 유격수 땅볼을 만들어 처리했다. 이어 블랙몬 역시 공 3개로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토바엔 2볼로 시작했으나 4구째 커브로 중견수 뜬공을 잡아냈다. 이날 세 번째 삼자범퇴 이닝이었다. 류현진의 쾌속 투구 때문일까. 마운드에서 내려온 류현진은 갑작스레 심판진에게 손 검사를 받으며 이물질을 썼는지 안 썼는지 확인받았다. 결과는 '이물질 사용 없음'이었다. 그만큼 이날 류현진의 투구 내용이 대단히 좋았음을 말해줬다.

토론토 타선의 본격적인 폭발이 시작됐다. 6회 벨트의 우전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루 상황에서 잰슨이 좌월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잰슨 타석에서 주심의 어처구니 없는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왔음에도 차분하게 역전포를 터뜨렸고 류현진의 4승 요건을 채워줬다. 현재 토론토와 콜로라도의 경기는 4-2 토론토가 앞서고 있다.

사진=토론토 구단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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