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적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적생 대주자의 '특급 판단력', LG 독주 궤도 이탈 막았다

신원철 기자 2023. 9. 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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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최승민이 정확한 판단으로 동점 득점을 기록했다. ⓒ LG 트윈스
▲ 훈련하는 최승민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트윈스는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4연패 위기에 처해 있었다. 8회초까지 0-2로 끌려갔고, 8회말 오스틴 딘의 동점 홈런이 나오기는 했지만 1사 1, 3루에서 박동원의 세이프티 번트가 주루사로 이어질 뻔했다. 타구가 너무 강하게 굴러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3루주자가 홈만 바라봤다면 횡사할 가능성이 커 보였다. 그런데 이때 3루에 있던 대주자 최승민의 상황 판단력이 돋보였다. 투수 정철원의 송구가 1루로 향하자 재빨리 홈으로 몸을 돌렸다. LG는 여기서 2-2를 만들었고, 연장 10회 박해민의 끝내기 안타로 3-2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연패를 끊는 의미 있는 승리이자, kt의 추격에서 숨을 돌리게 만드는 결과였다. LG가 이날 경기까지 졌다면 kt에 3.5경기 차까지 쫓길 수 있었다.

분명 최승민의 몫이 결정적이었다. 승리를 만든 주루라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박동원의 번트에 이은 최승민의 주루로 동점이 되면서 LG의 승리 확률(WP)은 49.0%에서 59.3%로 올랐다. 염경엽 감독은 사실 박동원이 먼저 세이프티 번트를 제안했다며 자칫 최승민이 홈에서 죽었다면 경기도 내주고 자신도 비난을 받았을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승민이 팀도 살리고 감독도 살렸다"며 웃었다.

1일 한화전을 앞두고 최승민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최승민은 "타구가 빨라서 (홈에서) 살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 일단 중간에 멈췄다가 1루로 던지면 그때 승부를 보려고 했다"며 "던지는 순간에 스타트를 끊으려고 했다. 경기 후반이어서 거기서 점수가 안 나면 쉽지 않다고 생각해 승부수를 던졌다. 그런 경험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순간적으로 그런 판단이 섰다"고 설명했다.

결정적 득점이었지만 최승민은 크게 흥분하지 않는 눈치였다. 조용히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전임자' 신민재와 진지한 얼굴로 경기 상황을 정리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최승민은 "처음 (박동원의) 번트가 굴렀을 때 바로 뛰었으면 홈에서 살 수 있었을지를 물어봤다"고 전했다.

배트도 돌려쓰는 팀답게 주루 장갑도 나눠 쓴다. 최승민은 "주루 장갑은 (신)민재 형이 하나 줬다"고 말했다.

[경기 후 신민재에게 얘기를 전했더니 "올해 처음 대주자로 1군에 올라오게 됐을 때 (서)건창이 장갑을 주셨다. 이제 (최)승민이가 하게 되면서 나도 후배를 위해 뭔가 해주고 싶었다. 오늘도 새걸로 하나 줬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최승민과 신민재 중에 더 빠른 선수는 누구일까. 최승민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웃으며 "같이 뛰어본 적은 없다"고 했다. 대신 NC에서는 가장 빨랐다고. 100m 달리기는 11초 초중반대 기록을 냈다고 한다.

▲ LG 신민재. ⓒ 신원철 기자
▲ 신민재가 최승민에게 선물한 주루 장갑. ⓒ 신원철 기자

최승민은 자신에게 시선이 쏠리는 승부처에서 뛰어야 하는 압박감에 대해서는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고 어쨌든 트레이드되고 나서 대부분 타이트한 상황에서 경기를 나가고 있다. 뛰기 전에 이미지를 그려놓고 나가고, 훈련 때부터 준비 잘하면서 그렇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용근 코치님도 많이 도와주시고 나도 영상을 많이 찾아보는 편이다. 어떤 버릇이 있는지 그런 것들을 파악하고 경기에 나간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침착성이 대담해야 할 상황에서 자신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고. 최승민은 "생각이 너무 많고 지나치게 신중해서 타이밍을 놓칠 때가 있다"고 스스로 보완할 점을 짚었다.

- 대주자로도 많이 나오지만 후반 대수비로 뛸 때도 많아졌다. 외야 세 자리 가운데 가장 익숙한 위치는 어디인가.

"수비는 중견수가 가장 익숙하고 그 다음이 좌익수 우익수다."

- 신민재는 시즌 초에 타석에 들어갈 일이 없다가 타격에서 결과를 내면서 주전 2루수가 됐다. 타격 준비도 하고 있나.

"타격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감이 왔다갔다 한다. 타석 서게 되면 별 생각 안하고 투수랑 싸운다는 마음으로 한다."

-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이다. 큰 경기에서 뭔가 해내는 상상도 하나.

"상상은 많이 한다."

- 하나만 알려준다면.

"안타 하나에 2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는 상상도 하고, 여러가지를 그려본다."

- 견제 100개씩 해도 도루에 성공하는 상상 이런 것도 하나.

"그럼 경기가 안 끝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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