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급 아닌 이상 그런 소리 듣는 건…” KIA 23세 거포의 1루 수비가 약하다? 편견이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느 1루수나 국가대표팀이 아닌 이상 그런 소리를 듣는 건…”
KIA 거포 유망주 변우혁(23)은 데뷔 후 타격에 비해 수비력이 약하다는 혹평에 시달려왔다. 사실 변우혁은 2019년 한화 1차지명으로 입단 한 뒤 꾸준히 기회를 잡지 못했다. KIA로 트레이드 되고 첫 시즌을 치르는 올해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수비력을 확실하게 평가받을 표본을 쌓지 못했다.
현역 시절 수비력이 매우 좋았던 KIA 김종국 감독은 이런 평가에 고개를 가로젓는다. 김종국 감독은 올 시즌 도중 변우혁의 수비력에 대한 질문에 기본기가 좋다는 평가를 여러 차례 내렸다. 립 서비스가 아니다. 실제 변우혁의 수비력이 리그 1루수 최상위급은 아니다. 그러나 황대인과 최원준보다 오히려 안정적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A -0.090이다. 올해 1루수로 200이닝 이상 소화한 20명의 선수 중 0.068의 오태곤(SSG), -0.015의 오윤석(KT)에 이어 세 번째로 좋은 수치다. 물론 타구처리율 86.36%로 정상급 1루수들과 차이는 있다. 그러나 믿고 맡기기에 불안한 수준은 절대 아니다.
변우혁은 1일 인천 SSG전서 삼진만 네 차례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수비는 깔끔했다. 특히 2회말 선두타자 박성한의 파울 뜬공을 1루 SSG 덕아웃 바로 앞에서 처리했다. 절대 쉬운 타구가 아니었다. 타구가 덕아웃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다. 이때 야수는 충돌 혹은 추락의 심리적 두려움이 생긴다.
경기를 중계한 MBC스포츠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은 “변우혁이 상대 벤치에 바짝 붙어서 이 타구를 처리했다. 전투적으로 잘 붙어줬다. 덕아웃에 들어갈 뻔 했다”라고 했다. 외야수 출신의 자신도 3루수를 몇 번 해봤다면서, 어려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웃으며 “실책 많이 해서 외야로 쫓겨났다”라고도 했다.
KIA는 1일 확대엔트리 적용과 함께 황대인을 1군에 등록했다. 그러나 주전 1루수는 변우혁이다. 변우혁에게 필요한 건 시간이다. 황대인, 최원준에게 부여한 시간을 변우혁에게 투자해볼 필요도 있다. 공수겸장 1루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변우혁도 자신감이 있다. 지난달 31일 광주 NC전을 앞두고 “어느 1루수나 국가대표급이 아닌 이상 그런 소리(수비력 불안하다)를 듣는 건 당연하다”라면서 “전반기보다 많이 좋아졌고 올해 여유가 있다. 작년이나 시즌 초에는 내게 공이 오면 당황하고 그랬다. 그런데 계속 타구가 오고 처리하다 보니까 타구가 올 때 미리 생각하게 되고, 마음이 편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타구가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리 정리한다. 오른손타자도 1루쪽으로 칠 수 있다. 타구 이미지를 생각해야 한다. 밀어치는 타자들을 생각하고 있으면 공이 와도 당황하지 않고 몸을 잘 움직일 수 있다. 이제 수비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했다.
사실 지난달 30일 광주 한화전서 한 차례 홈 악송구를 했으나 타구가 파울이었다. 경기 재개 후 똑같은 타구가 날아왔고, 멋지게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변우혁은 “잡는 순간 파울이란 걸 알고 있었다. 자세를 잘못 잡았다. 반대로 돌아서서 던지는 바람에 그렇게 되 건 인정하는데, 잡는 순간 파울인 걸 알고 있었다. 그 다음에 타구가 왔을 때 편하게 한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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