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고려인들, 홍범도 흉상 이전에 “큰 충격…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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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교내에서 외부로 이전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그가 말년을 보낸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동포들이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리 류보피 카자흐스탄 국립아카데미 고려극장 예술감독과 박 드미트리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카자흐스탄 지회장 등 고려인 동포들은 1일(현지시간) 알마티 고려극장에서 흉상 이전 계획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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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교내에서 외부로 이전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그가 말년을 보낸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동포들이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2021년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현장에 있었다는 박 지회장은 “당시 홍범도 장군이 아름다운 해방된 조국의 품에 안겨 영면하시겠다고 생각하면서 마음 뿌듯해했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자랑스럽게 느꼈다”며 “카자흐스탄 국민들도 같은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다섯 분의 독립전쟁 영웅 중에서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 철거한다는 소식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공산당원이었던 돌아가신 나의 부친도, 옛 소련에서 태어나고 인생의 절반 정도를 소련 체제 속에서 살았던 나도 제거 대상인가. 21세기에 공산당도 소련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은 지 30년이 넘었는데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리 예술감독은 “체제와 정권이 바뀔지라도 홍범도 장군은 우리 민족의 독립전쟁영웅”이라며 “그가 8000만 겨레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도록 고려극장은 있는 힘을 다하여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범도 장군은 스탈린 정권의 한인 강제이주 정책으로 연해주에서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이주한 뒤 1943년 7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카자흐스탄 등지 고려인들의 정신적 지주로 꼽힌다. 2021년 8월 광복절을 계기로 유해가 한국에 봉환돼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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