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164선발승보다 더 와 닿은 건 ‘시즌 7승’ “이강철 감독님 기록만큼은 놓치지 않고 싶다.”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이 KBO리그에 또 다른 새 역사를 남겼다. 개인 통산 164선발승으로 송진우(163선발승)를 넘어 개인 통산 최다 선발승 단독 1위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정작 양현종에게 더 와 닿은 건 ‘시즌 7승’이었다. KT WIZ 이강철 감독의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라는 대기록 도전이 걸린 까닭이다.
양현종은 9월 1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10대 2 대승에 이바지했다.
이날 양현종은 1회 말 내야안타 허용 뒤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2회 말과 3회 말 연속 삼자범퇴로 좋은 흐름을 이어간 양현종은 4회 말 2사 1, 2루 위기에서 김강민을 3루 땅볼로 유도해 다시 실점을 막았다.
팀 타선도 득점 지원으로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KIA는 0대 0으로 맞선 3회 초 2사 뒤 박찬호의 안타와 도루로 만든 득점권 기회에서 김도영의 1타점 좌중간 적시 2루타로 선취 득점을 만들었다. 이어 나성범도 풀카운트 승부 끝에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려 추가 득점까지 생산했다.
4회 초엔 홈런 쇼가 이어졌다. KIA는 4회 초 선두타자 소크라테스가 볼카운트 2S 상황에서 엘리아스의 3구째 125km/h 슬라이더를 통타해 비거리 120m짜리 우중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후 김태군의 안타로 이어진 2사 1루 상황에선 박찬호가 볼카운트 2B 상황에서 엘리아스의 3구째 147km/h 속구를 노려 비거리 110m짜리 좌월 2점 홈런을 때렸다.
KIA는 7회 초 김도영의 안타와 도루, 그리고 나성범의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8회 말 2실점으로 추격을 허용했지만, KIA는 9회 초 나성범의 3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양현종은 시즌 7승이자 개인 통산 164선발승 고지에 올랐다. 양현종은 송진우(163선발승)를 넘어서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선발승 단독 1위라는 영예를 안았다.
경기 뒤 김종국 감독은 “양현종이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완벽하게 선발 투수 역할을 소화했다. 마음먹은 대로 제구가 잘 되다 보니 투구수 관리도 잘 됐다. 오늘 승리로 KBO리그 최다 선발승 투수가 됐는데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도 의미 있는 기록들을 계속 세워가길 바란다”라며 기뻐했다.
‘시즌 7승’이 양현종에게 더 의미 있는 건 9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도전을 향해 한 발짝 전진한 까닭이다. 이강철 감독이 보유한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해당 부문 1위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징검다리기도 하다.
양현종은 “물론 팀 성적이 먼저지만, 개인적으로 이강철 감독님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거라 그 도전에 더 의미가 크다. 내년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현재 진행형인 그 기록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다. 남은 시즌 최대한 많이 마운드에 올라가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기록에도 도전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양현종은 8월 초까지 부진을 거듭하다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는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복귀 등판(8월 26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반등한 양현종은 2경기 연속 호투로 ‘대투수’가 돌아왔음을 알렸다. 특히 9월 1일 등판에선 속구 최고 구속 148km/h를 찍기도 했다.
양현종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였다. 항상 더 많은 경기와 이닝을 소화하고 싶었는데 이번엔 참고 던지는 게 팀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 감독님께서 휴식을 주셨기에 감사한 마음뿐이다. 처음 며칠은 그냥 야구장에도 안 나가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푹 쉬었다. 재활군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나를 되돌아보기도 했다. 그런 시간이 힐링이 됐고, 내 빈자리를 잘 메워준 동료들 덕분에 부담 없이 돌아와 공을 던질 수 있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KIA가 광주에서 치른 마지막 가을야구 경기는 6년 전인 2017년 한국시리즈 2차전이다. 당시 양현종이 9이닝 완투승으로 귀중한 시리즈 첫 승을 이끌었다. 양현종은 올 시즌만큼은 광주에서 다시 가을야구 경기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양현종은 “2017년 우승 뒤 경험한 두 차례 가을야구에선 모두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원정에서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도 당연히 가을야구가 목표지만, 5위가 아니라 4위, 3위 이상까지 올라가 광주에서 KIA 팬들과 함께 가을야구 축제를 즐기고 싶다. 나를 포함해 선수들이 그 목표를 위해 남은 시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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