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결혼' 거부했다고···아버지 손에 끔찍하게 살해당한 18세 딸

정략결혼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살해당한 18세 소녀 사만 압바스.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제]

이탈리아에서 정략결혼을 거부한 18세 딸을 살해하고 본국인 파키스탄으로 도망갔던 아버지가 이탈리아로 송환됐다.

1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샤바르 압바스씨와 그의 가족은 2021년 4월 이탈리아 북부 노벨라라에서 정략결혼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그의 18세 딸 사만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압바스씨는 범행 이후 본국으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11월 파키스탄 동부에 있는 고향에서 체포됐다.

지난 29일 파키스탄 당국은 이탈리아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검토하고 인도를 승인했다.

1일 압바스씨를 태운 이탈리아 공군 특별기는 로마 참피노 공항에 도착했다.

카를로 노르디오 이탈리아 법무부 장관은 전날 성명에서 "끔찍한 범죄 이후 정의가 온전히 실현될 수 있도록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전했다.

사만의 유해는 실종된 지 1년여만에 노벨라라에 있는 가족의 집 근처에서 발견됐다. 사만의 신원은 치아 감식을 통해 확인됐다. 이탈리아 검찰은 범행 동기에 대해 '명예 살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명예살인은 여성이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뜻한다.

검찰은 가족들이 사만에게 이탈리아에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분노한 것으로 보고있다. 검찰은 집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사만의 부모와 삼촌, 사촌 2명을 살인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범행 뒤 이탈리아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파키스탄은 2018년 기준 인구 수당 가장 많은 명예살인이 자행된 국가다.

파키스탄 정부는 명예살인을 방지하기 위해 2016년에는 징역 25년 이상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지만, 명예살인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안유진 인턴기자 youjin122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