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 검사들, 인사 시즌에 줄줄이 옷벗는 까닭은?[검찰 왜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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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 조직에 오랫동안 몸담고 있던 최고참 검사들이 줄줄이 사퇴하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법조계는 '검사동일체 원칙'을 뿌리로 둔 검찰 특유의 엄격한 상명하복 구조와 기수 문화를 그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최근엔 사법고시가 사라지고 사회 전반이 수평적 조직문화를 추구하면서 검찰 내 상명하복·기수문화가 점차 해체되고 고참 검사의 줄사퇴 현상도 잦아들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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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한 ‘상명하복’ ‘기수문화’ 원인 살펴보니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법조계는 ‘검사동일체 원칙’을 뿌리로 둔 검찰 특유의 엄격한 상명하복 구조와 기수 문화를 그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검사동일체 원칙’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전국의 검사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원칙을 일컫습니다. 1949년에 만들어진 검찰청법은 검사동일체를 아예 법문으로 적어놓고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해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원래 이 원칙은 검찰 업무의 신속성·통일성·공정성을 기하고 검사들의 권한 남용을 막는단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선배 검사가 후배 검사에게 부당한 압력을 가하는 규정으로 악용되고, 검찰 내 폐쇄적·반인권적 조직 문화를 조성한다는 비판이 높아지면서 2003년 사실상 폐지됩니다.
엄격한 상명하복·기수문화 여전해…조직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도
그럼에도 검찰 내부에는 여전히 엄격한 상명하복, 기수 문화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검사는 사법고시라는 동일한 과정을 거쳐 임관됐고 이는 ‘사법연수원 기수’ 문화를 굳히는 요인이 됩니다.
특히 검찰 실무 교육은 선배 지도검사의 1대1 도제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강한 선후배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위해서는 지휘체계와 상하관계가 다소 불가피한 측면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찍 승진한 후배 검사가 선배 검사에게 이것저것 명령을 내리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합니다. 결국 양측이 껄끄럽고 거북한 관계를 이어가느니 ‘후배의 길을 터준다’는 명목으로 선배가 용퇴하는 문화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실 검사는 일찍 퇴직하더라도 변호사로 재취업해 검사 시절 대비 더 큰 수입을 버는 길도 열려있습니다. 미련없이 검찰을 떠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검찰도 ‘수평적 조직문화’로 탈바꿈 중…실력있는 인재 오래 남아야
최근엔 사법고시가 사라지고 사회 전반이 수평적 조직문화를 추구하면서 검찰 내 상명하복·기수문화가 점차 해체되고 고참 검사의 줄사퇴 현상도 잦아들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립니다.
일례로 이원석 검찰총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일선 간부들에게 조직원들이 서로 화합·소통하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자는 당부를 빼놓지 않고, 의식 전환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총장은 지난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되자 선배 기수 간부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합심해서 검찰을 이끌어 나가자”며 사퇴를 만류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들 노력은 결과적으로 줄사퇴를 막지는 못했지만, 과거의 관행을 타파하려는 노력이 누적되다보면 연륜·실력을 갖춘 검사들이 긍지를 갖고 오랫동안 국민에 봉사할 것이란 게 법조계의 기대입니다.
이배운 (edu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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