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류가 체내 방사능 배출? 해조류에 많은 ‘이것’의 기능과 부작용 [푸드인사이트]
이 시기에 먹으면 좋은, 핫이슈를 일으키는 식품이나 음식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는 코너입니다.
임상영양사가 식품의 영양과 효능, 고르는 법, 보관하는 법, 먹는 법을 소개합니다.
일본에서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한 지 일주일이 넘었고,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 섭취를 줄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동시에 요오드가 많은 식품으로 방사능 저항력을 높여야 한다는 말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번졌고, 식약처에서는 지난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요오드 급원 식품인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 섭취가 방사능 배출 효과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사능 배출을 위해 요오드를 섭취해야 한다는 말이 생겨난 배경이 무엇일까?
체내 필수 미량무기질 ‘요오드’
요오드는 갑상샘 호르몬인 티록신(T4)과 트라이아이오딘화티로닌(T3)의 주요 구성성분으로 체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화학적 반응에 관여하면서 기초대사율을 조절하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중추신경계 발달 등에 관여한다. 이렇듯 우리 몸에 필수적인 미량무기질 중 하나이며, 체내에는 15~20mg 정도가 저장되어 있는데, 이 중 70~80%가량이 갑상샘에 존재한다.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서는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에 0.15mg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요오드가 풍부한 식품으로는 해조류가 대표적이다. 다시마, 미역, 김 등에 많이 들어있는데, 김밥 김 한 장으로 요오드 일일 권장 섭취량인 0.15mg을 충족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 밖에도 달걀, 멸치, 우유, 배추김치 등을 통해서도 많이 섭취하고 있다.
요오드-127과 요오드-131
원자력 발전 시에 발생한 방사성 물질에는 우라늄, 세슘, 스트론튬, 요오드 등이 있다. 발전 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사용하는 냉각수처럼 이 물질들과 접촉하게 되면 방사능에 노출되어 오염된다. 일반적으로 식품으로 섭취하는 요오드는 요오드-127로 방사성 물질과 다르다. 식품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은 방사성 요오드는 요오드-131로, 우리 몸은 요오드-127과 요오드-131을 구분하지 않고 갑상샘에 축적한다. 따라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식품을 섭취하면 방사성 요오드-131이 체내 유입되어 갑상샘에 축적될 수 있다.
요오드가 체내 방사능을 배출할 수 있을까?
이 말은 요오드-127과 요오드-131의 차이에서 시작되었다. 우리 몸은 갑상샘 기능에 문제가 없도록 체내 요오드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이를 위해 요오드를 일정 농도 축적하고 남은 나머지를 소변으로 배출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 몸은 요오드-127과 방사성 요오드-131을 구분하지 않고 축적한다. 따라서, 오염되지 않은 요오드(요오드-127)를 먼저 축적해서 오염된 요오드(요오드-131)가 축적되지 않고 몸 밖으로 배출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인 셈이다.
하지만 이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소지가 있다. 요오드는 상한 섭취량이 정해진 영양소다. 요오드의 상한 섭취량은 성인 남녀 모두 2.4mg으로, 지나치게 많은 요오드를 갑자기 섭취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오심, 구토, 입과 목, 복부의 통증, 청색증, 혼수 등의 증상이 있고, 장기간 과량 섭취하면, 갑상샘 기능장애, 갑상샘 종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요오드 오남용 주의하고 현재 식습관 유지하는 것이 중요
식약처의 수입식품 방사능 안전 정보에 따르면, 고농도 방사성 요오드에 노출되지 않았는데, 예비로 요오드를 먹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노출되었을 때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요오드의 농도로는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또한 예방적으로 미리 요오드를 과다 섭취하거나 복용하는 경우는 오히려 요오드 과잉에 의한 알레르기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방사성 요오드-131의 반감기는 8일로 짧은 편인 데다가, 식약처에서 공개한 국내 수산물 방사능 일일 검사 결과를 보면, 2011년 3월부터 2023년 7월 말까지 검사한 78,454건, 2023년 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검사한 10,746건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 현재 내 상태가 요오드 부족인지, 과잉인지, 고농도 방사성 요오드에 노출되었는지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안감에 휩싸여 식품이나 보충제를 오남용하면, 오히려 갑상샘 비대증과 같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은 너무 한 가지 성분이나 식품에만 집착하지 말고, 갑상샘 호르몬 생성에 중요한 셀레늄, 철분, 비타민 A가 풍부한 식품들도 함께 골고루 섭취하며, 평상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성원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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