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이대로 망하나요? 궁금해서 물어보니[딥다이브]

한애란 기자 2023. 9. 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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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리먼 브러더스 사태, 피크 차이나(Peak Chin), 중국의 일본화(Japanization).

요즘 중국 경제를 이야기할 때 이런 표현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중국의 고도성장 시대가 저물었다’는 건 이미 다들 알고 있던 사실이고, 어제오늘 나온 얘기도 아닌데요. 8월에 불거진 비구이위안 사태를 계기로 중국 경제 폭망론이 한층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중국 경제가 부동산 시장의 긴 침체에 갇혀 이대로 폭삭 가라앉을까요. 중국 정부는 손 놓고 보고 있는 걸까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자세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비관론에 갇히는 건 곤란하죠. 오늘은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국 경제 전망을 딥다이브 해보겠습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디폴트 위기에 처하면서 이러다가 중국 경제가 확 꺾일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파다하다. 게티이미지


*이 기사는 9월 1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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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고집 때문에 중국 망하나

우선 지금 중국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간략히 살펴볼까요.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회사 비구이위안(碧桂園·Country Garden)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였단 소식은 지난 8월 18일 전해드렸는데요(딥다이브 비구이위안편 참고). 그 비구이위안이 닥쳐온(9월 2일 예정) 채권 만기를 3년 연장하기 위한 채권단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습니다. 투표기간은 9월 1일 밤까지 였는데, 2일 오전 08시 현재까지 그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만기 연장이 된다고 해도 비구이위안의 위기가 끝난 건 아니죠. 이 기업은 상반기에 무려 489억 위안(약 9조원)이란 역대급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아파트가 너무 안 팔려서입니다. 비구이위안이 완공해야 할 집이 거의 100만 채에 달하는데요. 돈이 없어서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하청업체는 공사대금을, 건설 노동자들은 임금을 못 받고 있고요. 아파트를 선분양받은 사람들은 기약 없이 대출이자만 내고 있습니다. 부동산 신탁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투자금이 묶였고요(펀드 환매 중단). 부동산 생태계가 얼어붙으면서 중국의 소비도 함께 움츠러들고 있는데요. 결국 해법은 하나뿐입니다. 주택시장이 살아나야만 합니다.


사진은 중국 위기론에 불을 붙인 비구이위안의 베이징 공사 현장. AP 뉴시스
그래서 중국 정부가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1일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내렸죠.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금리는 동결했고요. 그랬더니 전 세계 투자자들이 뒤집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찔끔 금리인하가 말이 되느냐는 거죠. 도대체 부양 의지가 있긴 한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쏟아졌고요. 혹시 중국 정부가 일부러 방관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부동산 개발업체는 구제하지 않는다는 기존 원칙을 완고하게 고수하고 있다는 눈총이죠. 결국 이 모든 사태가 ‘시진핑의 절대 권력 체제 탓’이란 결론입니다.

네, 상당히 일리 있는 얘기입니다. 무엇보다 ‘시진핑 체제의 중국은 뭔가 이상하다’는 기존 인식과도 잘 들어맞는데요. 그런데 분석이 ‘중국은 시진핑 때문에 끝이다’에서 끝나면 좀 곤란합니다. 그래서 이다음엔 어떻게 될까를 알아야죠. 물론 중국은 정보가 많이 막혀있어서 알 수 없는 게 많습니다. 그래도 퍼즐을 맞춰 보면 보이는 게 있겠죠. 중국 경제를 오래 들여다본 전문가 세 분과 8월 31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맞춤형 부양 대책 나온다

시진핑 국가 주석이 중국 경제 부진을 초래한 리스크 요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 중. 신화통신 뉴시스
시진핑 주석으로 대표되는 중국 정부는 워낙 고집스러워서 제대로 된 부동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을까요. 예상과 달리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꽤 바쁘게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고 말합니다.

-중국 정부가 찔끔 대책만 내놔서 부동산 시장 부양의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비판이 곳곳에서 나옵니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중국 정부의 태도는 분명히 ‘부양’입니다. 7월 24일 정치국회의에서 ‘부동산은 투기 목적이 아닌 주거 목적’이라던 문구를 삭제한 데서 알 수 있죠. 인민은행도 정책금리를 인하했고요. 비록 5년물 금리는 내리지 않아서 문제가 되긴 했지만 부양정책으로의 전환인 건 분명합니다. 이번 25일에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금리 규제를 완화해준 것도 마찬가지이고요.”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위원=“중국 정부가 25일 중요한 부동산 정책을 내놨습니다. 마지막 보루였던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까지 다주택자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건데요. 중국의 부동산 규제 중 가장 강력한 정책이 풀리는 겁니다.

중국도 한국처럼 1선 도시 학군지 수요가 많거든요. 그런데 1선 도시에선 2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매우 강합니다. 여기서 ‘2주택’이라는 건 집을 두 채 갖고 있다는 뜻이 아니고요. 두 번째 구매하는 집을 뜻합니다. 즉, 지금 사는 집을 팔고 이사 가기 위해 새로 집을 사는 게 2주택인데요. 1선 또는 2선 도시에서 2주택은 대출이 잘 안 나오고 금리도 높아요. 이걸 1선 도시까지 풀어주는 겁니다. 그동안 대출 받기 어려워서 이사를 못 가던 사람들이 집을 사서 이사 갈 수 있게 되죠. 한국도 서울 강남이 주택시장을 이끌 듯이, 중국도 4개 1선 도시의 학군지 집값이 바로미터가 됩니다. 이번 정책으로 과연 1선 도시 집값이 바닥을 치고 반등할지를 지켜봐야 합니다.”

중국 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생태계가 얼어 붙으면 중국의 소비 활성화도 물건너 가게 된다. AP 뉴시스
김경환 하나증권 신흥국주식파트 팀장=“미국 언론에서 얘기하는 ‘바츄카포식’ 대책은 없지만, 중국 정부도 문제가 뭔지는 알고 맞춤형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 부동산 시장의 문제가 지난해 이후 대출금리를 1.2~1.4%포인트나 내렸는데도 주택담보대출이 오히려 줄어드는 거였는데요. 그 이유가 무주택자, 그중에서도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만 금리 혜택을 줬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대출 기록과 상관없이 우대금리를 주겠다’는 정책을 내놨습니다.

그리고 금리가 이렇게 많이 떨어졌는데도 기존 대출자들은 대출을 상환하고 있었어요. 왜 그런지 보면 기존 대출자 금리는 은행들이 아주 조금, 0.2~0.3%포인트만 떨어뜨린 거예요. 그래서 중국 정부가 은행들에 기존 대출자 금리도 내리라고 권고했고요. 이제 9월부터 은행들이 실제 인하를 할 겁니다.

중국은 9월과 10월이 주택시장 성수기예요. 6월이 졸업, 9월이 신학년 시작이기 때문인데요. 과연 9월에 대출이 실제 좀 늘어나는지, 가파르게 줄어든 주택거래가 좀 살아나는지 봐야 합니다. 일단 중국 정부가 문제가 뭔지는 알고, 정밀 타격을 하고 있고요. 그 효과는 두 달이 지난 뒤 드러나겠죠.

그래도 아직 배고픈데…

중국 베이징의 쇼핑몰이 텅 비어있는 모습. AP 뉴시스
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양 의지를 가지고 쓸만한 대책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는 게 세 분석가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하지만 그 효과를 확인하기까진 시간이 걸리고, 시장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뭔가 더 나올 게 없을지를 물어봤습니다.

-여기서 더 추가해야 할 대책은 뭐가 있을까요?

전종규=“세 가지 정도입니다. 일단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더 과감하게 낮출 겁니다. 0.5%포인트에서 최대 1%포인트까지 더 내릴 거란 얘기가 나오죠. 두 번째로 구매 제한을 더 해제해 줄 겁니다. 1, 2급지의 경우엔 외지인은 주택을 구매할 수 없는데 이걸 좀 풀어줄 겁니다. 세 번째로는 주택을 살 때 보조금을 지급해줄 거란 얘기가 있습니다. 즉 앞으로도 계속 부양책은 더 나올 거고, 그 강도를 높여갈 겁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의 트라우마는 중국 가계의 소비심리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소비 진작과 경기 부양을 위한 좀더 과감한 부양책이 필요한 이유다. AP 뉴시스
성연주=“통화정책은 지금까진 대출금리 인하만 나왔는데요. 이제 예금금리 인하 얘기도 나옵니다. 그동안 중국이 대출금리를 계속 내렸지만 오히려 초과 저축만 급증했죠. 그걸 풀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 급한 건 예금금리입니다.

중국 은행들은 예금금리 조정에 매우 신중한 편입니다. 2015년 이후 두 번밖에 내린 적 없고요. 그래서 여전히 2%대 초반 수준인데요. 예금금리가 1%대로 내려가면 예금에 있던 돈이 투자 쪽으로 풀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경환=“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인하할 거고요. 그러면 인민은행이 9월 중 지급준비율(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중 중앙은행에 적립해야 하는 현금 비율)도 낮춰줄 겁니다. 또 지금 지방정부 부채가 문제인데요. 지금은 중앙정부가 재정정책을 써서 돈을 줘도 지방정부는 자기네 식솔들(자금 조달용 특수법인, LGFB) 빚 갚기 바빠서 인프라 투자를 못하고 있거든요. 그 부채를 좀 치워주는(특수목적채권을 발행해서 부채를 갚아주는 방식) 조치들도 9월에 있을 겁니다.”

피크 차이나와 중국의 일본화

중국이 연 8%대 성장률을 기록했던 그 고도성장기가 저물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를 ‘중국은 이제 끝났다’로 보느냐, ‘중국 경제가 새로운 챕터에 진입했다’고 보느냐엔 차이가 있죠. 지금은 전자의 시각이 우세해 보이는데요. 이에 대한 의견도 물어봤습니다.
미셸 부커가 2013년 내놓은 경제용어 ‘회색 코뿔소’는 뻔히 보이는 데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뜻한다. 중국의 부채 문제는 대표적인 ‘회색 코뿔소’로 지적돼 왔다. 게티이미지
-‘피크 차이나’ 또는 ‘중국의 일본화’에 대한 이야기가 요즘 특히 많은데, 어떻게 보시나요. 올해와 내년에 중국 경제가 급격히 꺾일 수도 있을까요?

전종규=“사실 중국 위기론은 10년 전부터 나온 얘기입니다. 2013년 다보스포럼에서 미셸 부커 교수가 ‘회색 코뿔소’를 이야기했거든요. 중국의 부채 문제가 너무 커서 해결이 어렵다는 뜻에서 회색 코뿔소로 불렸는데요. 그 위기론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일본 같은 장기 저성장으로 가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 중국이 1990년대 일본과 가장 다른 건 소득입니다. 일본처럼 고소득이 아니고, 아직 (1인당 GDP가) 1만2000달러밖에 되지 않아요. 따라서 소득 증가율이 여전히 높습니다. 최저임금이 연간 6%씩 올라가요. 그럼 소비도 연 6%씩 성장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구조적인 저성장으로 간다고 보기 어렵죠.

물론 지금 당장의 중국 경제엔 부동산 경기가 매우 중요합니다. 원래 대부분 국가에서 주택경기가 한번 침체에 빠지면 L자형으로 꽤 오래가거든요. 제가 보기에 중국은 올해도 5%, 내년엔 4.5%대 성장을 갈 수 있을 텐데, 부동산이란 허들을 넘어야 합니다.”

성연주=“중국은 인구가 감소하고 성장률도 둔화하는 추세인 건 맞습니다. 다만 올해 초 중국의 반등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컸다 보니 실망도 커지면서 ‘피크 차이나’가 다소 과도하게 해석되고 있죠. JP모건의 경우, 4월에 중국 GDP 성장률을 6.4%까지 높였는데 얼마 전엔 4.8%로 확 낮췄거든요.

그런데 중국은 특수성이 있어요. 토지가 (개인이 아닌) 지방정부 소유입니다. 건설사는 그 땅을 장기임대를 한 거고요. 그래서 중국은 부동산으로 망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러려면 아예 지방정부가 망해야 한다는 뜻인데, 중국 정부가 그걸 원치 않을 테니까요.

물론 어디서 또 새로운 리스크가 터질지는 사실 저도 모릅니다. 금융위기 당시 후진타오의 ‘4조 위안’ 재정지출 같은 그런 강력한 보조금 정책은 사실 이제 나오기 쉽지 않죠. 당시 부채로 인한 부작용을 이미 겪어 봤으니까요. 하지만 중국 정부가 27일 증권거래세 인하(매도 시 0.1%→0.05%)를 했는데, 이게 15년 만이거든요. 저는 ‘중국이 진짜 급하구나’라고 봤어요. 이렇게 조금씩 계속 정책을 내놓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국 정부는비구이위안 사태를 어떻게든 막았어야 합니다. 사실 정부가 미리 움직였으면 막을 수 있었다고 보거든요. 비구이위안 사태가 없이 지금 같은 부양책이 나왔다면 그 반응이 훨씬 더 컸겠죠.”

김경환=장기적으로는 ‘피크 차이나’ 우려에 동의합니다. 수출과 부동산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엔진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른다는 지적엔 동의하는데요. 그런데 경험적으로 볼 때 중국의 잠재성장률이 쭉 미끄럼틀처럼 떨어지는 게 아니라, 계단식으로 떨어집니다. 그리고 이미 팬데믹으로 한번 주저앉은 상태이죠. 2019년 이전이 (GDP 성장률) 6~7%였는데 지금은 4~5%로 내려앉았으니까요. 향후 2~3년은 지금 상태에서 횡보하는 L자형이 될 겁니다. 일단 내년까지 경기가 연착륙한 뒤 그 이후에 다시 레버리징, 즉 가계와 기업이 부채를 일으키게 될 것 같고요.

중국이 그나마 유리한 건 다른 나라와 달리 팬데믹 때 자산 버블이나 인플레이션 파티는 없었다는 거예요. 3년째 증시·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부채 조정이 이미 많이 진행됐죠. 좀 지긋하게 버틸 수 있을 거고요.

안타까운 건 동안 정책의 밸런스 조절에 실패했다는 점입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 투기도 잡으면서 실수요만 촉진하려고 했는데, 그게 말이 안 되거든요. 그러니 빨리 살아나지 못했죠. 경제정책을 일사불란하게 주도할 경제 전문가가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By.딥다이브

비구이위안 사태로 8월 한달 동안 중국 경제가 참 다이내믹했는데요. 과연 9월은 이 사태가 좀 정리되고 차분해질 수 있으려나요. 아니면 고조된 중국 위기론을 더 부채질하는 새로운 문제가 터져나올까요. 궁금증을 안고 주요 내용을 요약하자면

-중국 부동산 시장의 균열이 커지면서 중국 경제가 위기론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고집스런 시진핑 주석이 부동산 부양에 소극적인 탓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부동산 부양 의지는 명확하다는 게 전문가 분석입니다. 다주택자 규제 완화 같은 나름 강력한 정책도 내놨고요. 부동산 성수기인 9, 10월에 실제로 주택거래가 살아나는지, 더 강력한 대책을 속도감 있게 내놓는지가 관건입니다.

-‘피크 차이나’론은 이미 10년 전부터 나왔는데요. 중국 경제의 고도성장기가 저물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중국 경제가 과연 지금의 부동산 위기 때문에 망할 것인가에 대해선 회의적입니다. 여전히 중국은 연 5% 성장하는 나라이고 ‘일본화’하기엔 아직 성장 여력이 남아있죠. 다만 경제정책을 제대로 펼치는 경제 전문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큰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9월 1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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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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