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스트라이커 손흥민’ 가동 준비 완료…토트넘, 존슨 영입이 마지막 퍼즐
[포포투=김환]
‘스트라이커 손흥민’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토트넘 훗스퍼는 2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브레넌 존슨을 영입했다는 소식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6년, 등번호는 22번이다. 이적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은 4,700만 파운드(약 782억)라고 했다.
존슨의 영입으로 토트넘은 이적시장 막바지 공격 보강에 성공했다. 반드시 필요한 영입이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포인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게 되어 최전방에 공백이 생겼다. 케인은 토트넘에서 단지 득점만 책임진 게 아니라 전반적인 공격 작업을 모두 담당했기 때문에 케인의 빈자리는 더욱 크게 느껴질 전망이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제임스 메디슨과 손흥민을 플레이 메이커로 기용해 케인의 역할을 나눴지만, 여전히 공격 보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케인을 대신해 최전방에 배치된 선수는 히샬리송. 하지만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의 부진을 떨쳐내지 못한 채 이번 시즌에도 아쉬운 경기력으로 비판을 샀다. 득점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연계조차 되지 않는 모습에 토트넘 팬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토트넘이 존슨을 영입하게 된 배경이다.
존슨은 최전방과 측면 모두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장점은 빠른 발을 활용한 돌파, 그리고 오프 더 볼 능력이다. 상대 뒷공간을 허물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마무리 짓는 데 능하다. 자연스레 손흥민과 닮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마노르 솔로몬에 이어 손흥민과 경쟁할 수 있는 선수가 합류했다고 봐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존슨은 손흥민의 경쟁자가 아니라 파트너가 될 수도 있는 선수다. 먼저 손흥민이 지금처럼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까지 상대 뒷공간을 노리고 마무리하는 임무를 맡았지만, 이번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에서는 플레이 메이커로 변신했다. 위치는 그대로 측면이기는 하나, 손흥민은 상대를 직접 공략하는 대신 패스를 통한 연계 플레이로 팀에 도움을 준다.
기록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본머스를 상대로 한 두 경기에서 모두 키 패스 4회를 기록했다. 키 패스는 슈팅으로 이어지는 패스를 일컫는다. 도움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도우미로서 손흥민의 능력을 어느 정도 볼 수 있는 두 경기였다. 손흥민이 지난 시즌 케인처럼 패서 역할을 맡고 존슨이 득점을 노리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흥민이 포지션을 최전방으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현재 부진한 히샬리송을 대신해 손흥민을 최전방에 세우고, 왼쪽 측면에 존슨을 배치하며 2선을 구성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메디슨과 데얀 쿨루셉스키는 그대로 둔 채 말이다.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기용하는 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손흥민은 이미 이번 시즌에도 짧은 시간이나마 스트라이커 포지션을 소화했다. 부진한 히샬리송이 교체되어 나가면 그 자리를 손흥민이 메웠다.
대신 정통 스트라이커처럼 뛰지는 않는다. 손흥민은 맨유전에서 히샬리송이 빠진 뒤 최전방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꾼 뒤 지난 시즌처럼 오프 더 볼 움직임을 통해 상대 뒷공간을 공략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맨유전 내내 준수했던 연계에 집중했다. 전방에서 동료들의 패스를 기다린 뒤 다른 쪽에 있는 선수에게 내주거나, 때로는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 공을 받아 연결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손흥민은 백패스가 아닌 박스 안, 혹은 인근으로 뛰어 들어오는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공을 갖고 수비를 끌어내거나 직접 공을 몰고 안쪽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측면에서 동료들의 침투를 기다렸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상대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데스티니 우도지나 파페 사르에게 패스를 내주는 모습도 있었다.
이렇듯 손흥민은 직접 상대 골문을 타격하는 건 아니지만, 밑으로 내려와 연계 작업을 수행하면서 동료들을 도왔다. 확실한 건 히샬리송이 스트라이커로 출전했던 시간보다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뛸 때 토트넘의 경기력이 좋았다는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케인이 없는 상황에서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토트넘은 맨유전을 통해 손흥민을 최전방에 세우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걸 확인했고, 이는 케인 없이 치르는 토트넘에 어느 정도 해답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존슨의 합류는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기용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존슨을 측면에 배치하고 손흥민을 최전방에, 그리고 2선을 유지한다면 토트넘은 히샬리송이 있을 때보다 더 파괴력 있는 축구를 구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 토트넘은 개막 이후 리그 3경기에서 2승 1무를 거두며 현재 리그 3위에 위치했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대회 티켓을 획득하지 못한 토트넘이지만, 이번 시즌에는 다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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