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동산에 역사•문화 집약… ‘신한류 랜드마크’ 꽃피운다 [파주 K-컬처 新중심에 서다 完]
문화체육관광부 등은 파주 통일동산에 국립문화시설 다섯 곳을 오는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건립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는 이미 운영 중이다. 국립극장 무대공연종합아트센터, 국립한글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이 그 뒤를 이어 문을 연다. 주변에는 CJ ENM 스튜디오센터, 파주출판도시 등이 문화산업화를 이끌고 있다. 전국에서 이처럼 다양한 문화적 색깔을 지닌 국립박물관 등과 문화기관이 어우러진 곳은 파주가 유일하다. 경기일보는 K-컬처 브랜드를 구현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 김경일 파주시장
한류 자원 282건, 도내 시군 중 최고... 국립박물관단지, 체류형 관광지로 조성
Q. K-컬처 브랜드 구현을 위한 파주시의 청사진은 무엇인가.
A. 최근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발표한 ‘한류동향 보고서’를 보면 파주시의 한류 자원은 모두 282건이다. 경기도내 31개 시·군 중 최고다. 파주시는 이를 바탕으로 통일동산에 각종 역사문화 자산을 집약해 국내 최대 규모의 ‘신한류 랜드마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 개방형수장고와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가 운영 중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국립무대공연예술종합아트센터도 올 하반기에 준공된다. 이 일대 공연장과 관람장, 전시장 등을 포함해 넓이 21만㎡의 축구장 서른 곳 크기로 국내 최대 규모다.
국립민속박물관의 파주관 유치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3월 14만 시민이 동참한 가운데 국립민속박물관 유치서명을 받아 문체부에 전달했다. 시민들의 바람대로 이뤄질 경우 파주시는 국립문화시설만 다섯 곳이 건립되는 전국 지자체 중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국립박물관단지를 보유한다.
한 발 더 나아가 파주 통일동산 내 국립박물관단지를 헤이리 예술마을과 출판단지, CJ ENM 스튜디오센터 등과 더불어 파주시가 보유한 모든 문화자원을 집약적으로 연계한 ‘한류문화밸트’로 조성해 12시간 체류형 관광지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
현대적으로 전통음악 계승한 난타 호평... 내년 ‘파주국제북&아트 페스티벌’ 주목
Q. 난타를 통해 본 세계적인 한류 브랜드 조건은.
A. 난타는 우리의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극히 코믹하게 전개한 국내 최초의 비언어극 퍼포먼스다. 칼과 도마, 채소 등 주방 재료들이 멋진 현대적 악기로 승화돼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는 롱런 K-컬처 아이템이다.
난타는 1997년 10월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초연했는데 반응이 엄청났다. 이 같은 자신감으로 첫 해외 공연으로 1999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공모공연)에 참가했다. 우리 것으로 브로드웨이를 능가하는 공연작품을 만들겠다는 야심 찬 각오였다. 한국 전통음악인 사물놀이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고평점을 받았다.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참가 이후 20여년 동안 난타는 미국과 일본, 동남아 등은 물론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 등 세계 구석구석을 누볐다. 지금까지 전 세계 60개국, 323개 도시에서 공연됐으며 누적 관객 수 1천50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평론가들로부터 월드클래스로 평가받는 난타는 보편성과 우리 것이 결합된 점이 성공의 이유다. 비언어극이어서 국내외인들이 즐길 수 있고 요리사들이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누가 봐도 이해가 될 정도인데 이를 코미디화해 보편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요소에다 K-컬처인 우리 전통사물놀이를 현대적으로 계승해 난타가 비언어극 공연의 세계적 한류 브랜드가 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내년 가을에 개최할 예정인 파주국제북&아트 페스티벌(PBAF)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파주출판도시라는 20년간 축적된 물적 인프라는 물론 책과 영상(영화),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문화적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세계 유일 복합문화도시로 PBAF는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문화콘텐츠를 포괄하는 글로벌마켓으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통해 세계적인 공연 콘텐츠가 태어나듯 K-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등용문으로 우리 DNA가 응축된 K-컬처의 새 장이 될 것이다.
PBAF는 파주 통일동산에 대거 건립될 예정인 국립민속박물관 등 국립문화시설 다섯 곳과 함께 파주시가 대한민국 K-컬처의 새로운 중심에 서며 한류 브랜드를 창출하는 데 더 많은 역할을 해낼 것이다.
■ 배영동 안동대 문화유산학과 교수
박물관단지, ‘국가경쟁력’ 갖추기 위해... 남북 민속 자료 등 아카이브 구축 필요
Q. 파주시가 신·구의 조화를 살려 'K-컬처 신도시'로 주목받을 수 있는 방안은.
A. 파주 통일동산 박물관단지는 국가경쟁력이다. 파주에는 국립민속박물관 개방형수장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자료센터 등이 설립됐거나 추진 중이다. 이른바 파주시 통일동산 박물관단지다. 이곳 박물관 설립 계획을 보면 일반 박물관과 좀 다르다. 접경도시에서 이런 사업을 펼친다면 통일에 대비할 수 있을 때 그 의미가 증폭된다.
박물관단지 조성은 파주의 도시 이미지를 긍정적인 자원으로 만들 수 있는 멋진 기획이다. 한 도시에 다양한 박물관을 단지로 조성하면 국가경쟁력이 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의 파주 개방형수장고를 중심으로 제안하면 통일 이후를 대비해 남북한 민속에 관한 자료를 수집해 비교·전시하고 연구하는 게 좋다.
둘째, 월남민들에 대한 생생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보존·전시하는 복합적 아카이브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 ‘수장고’라는 이름보다 일반인에게 매력적인 이름을 찾을수록 좋다. 기능을 보완해 ‘국립민속박물관 통일민속관’이 되면 훨씬 더 낫다. 덧붙여 박물관단지를 통합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여러 박물관이 파주의 출판단지나 다양한 문화시설과 연대해 동반성장의 길을 찾으면 파주는 K-컬처 신도시로 주목받을 수 있다.
■ 올리비아 초른 독일 프로이센 문화유산(재) 이집트박물관 부관장
전시물 특성에 맞는 건축·콘셉트 중요... 박물관섬처럼 공동 프로그램 만들어야
Q. 독일 베를린 박물관섬 운영 현주소 및 파주 브랜드 구현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A. 프로이센 왕이 1830년 박물관섬에 구 박물관을 처음 건립했다. 이어 1930년까지 100년간 신박물관, 페르가몬박물관, 구 국립박물관, 보데박물관 등이 건립돼 박물관섬이라는 브랜드가 됐다. 다섯 곳의 박물관이 각각의 콘셉트로 모여 있는 세계 유일의 단지로 각각의 건축물이 앙상블을 이루는 경험으로 1999년 세계문화유산이 되면서 세계적인 명소가 됐다.
박물관섬은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법인이 위탁 운영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각각의 연방주 합의(구 동독연방 포함)를 통해 설립됐다.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파주에 박물관 다섯 곳이 한번에 들어서는 것에 대해 먼저 연관관계를 생각해 봐야 한다. 방문객 입장에서 여기를 왜 와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전시물 특성에 맞는 각 박물관의 콘셉트를 살리는 게 중요하며, 건축물의 특징과 조화 등도 필요하다.
특히 각각의 박물관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협력해 공동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면 운영 주체가 한곳이 돼야 한다. 박물관섬은 큰 전시나 상설 전시의 경우도 프로이센 문화유산재단법인이 주관하고 각각의 박물관이 협력하는 형태다.
■ 이영진 파주박물관·미술관협의회장
헤이리예술인마을 인접 미술관 등 18곳... 외국인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는 명소로
Q. 세계적 박물관 도시가 되기 위한 파주만의 경쟁력은.
A. 군사접경지역으로만 알려졌던 파주에 20여년 전부터 박물관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2003년 헤이리예술인마을이 생기면서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을 필두로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해 국내에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18곳의 등록 박물관이 자리한다.
컬렉션도 악기, 화폐, 인형, 옹기, 칼과 시계, 장신구 등 다양한 구성에 특색 있는 미술관들이 산재해 있다. 헤이리예술인마을 내에서만 등록된 사립박물관과 미술관이 11곳에 달하며 반경 500m 이내에 모여 있다.
컬렉션 수준에 있어 월드 클래스급의 사립박물관이 많아 파주는 십수년 전부터 외국인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명소가 됐다. 파주에 2020년 국립민속박물관의 개방형수장고가 건립돼 사립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밀집한 헤이리예술인마을과 이웃하면서 통일동산에 박물관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기틀을 잡았다고 할 수 있다.
향후 추가로 건립되는 국립박물관들과 기존 20곳의 전문박물관까지 함께 돌아볼 수 있는 세계적인 박물관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요섭 기자 yoseopkim@kyeonggi.com
김형수 기자 vodo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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