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arm IPO에 삼성전자·애플 등 참여…"최대 1억달러 투자"

작년 11월 17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Arm 테크 심포지아 2022'에서 데니스 라우딕 Arm 부사장이 키노트 스피치를 진행하고 있다. Arm 제공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올해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암(Arm)에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규모는 기업 당 최대 1억달러(약 1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 엔비디아 등이 암에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미 반도체 기업 AMD, 인텔, 케이던스 디자인, 시놉시스도 투자자 대상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일부 다른 잠재적 투자자들도 IPO에 투자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영국 업체인 암은 스마트폰에 쓰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분야의 강자로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등에서 제작하는 모바일 AP의 대부분이 암의 기본 설계도를 사용한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암의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암은 한때 삼성전자 등이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기도 했으나, 미·중 반도체 전쟁 등의 영향으로 인수·합병(M&A)이 여의치 못한 점 등을 고려해 기업공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암을 소유한 소프트뱅크는 암의 기업가치를 500억∼550억달러(약 66조1000억∼72조7000억원)로 목표하고 있으며, 이들 투자자는 이 가치평가 범위 내에서 투자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치는 당초 시장에서 평가하던 600억∼700억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애플과 엔비디아, 그리고 다른 전략적 투자자들은 암의 IPO에 2500만달러(약 330억원)에서 1억달러(약 1300억원)를 각각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당초 암의 앵커 투자자로 협상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앵커 투자자는 피투자사의 자금조달, 투자정책 등 경영 전반의 의사 결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한 소식통은 "IPO에 투자하기 위해 이전에 협의를 진행했던 아마존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암은 지난달 2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를 위한 증권신고서(S-1)를 제출했으며, 이달 중 상장이 예상된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