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로 확장 북한 피제재국 연대
◀ 김필국 앵커 ▶
이런 가운데 북한은 최근 외교적으로도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중국이나 러시아 뿐만 아니라 중남미나 중동 여러 국가와의 관계도 강화하고 있는데요.
주로 미국이나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들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들과의 연대를 통해 경제적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최유찬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여한 북한 대사가 갑자기 일본의 오염수 문제를 거론합니다.
[김성/주유엔 북한대사] "바다에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 해위입니다."
일본 대사가 바로 불쾌감을 드러내자,
[이시카네 기미히로 /주유엔 일본대사] "처리수는 정치적 논쟁거리가 아닙니다. 과학적 근거 없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번엔 중국 대사가 가세해 북한 측 발언에 힘을 보탭니다.
[겅솽/주유엔 중국대사] "중국은 오염수 방출이 해양 환경과 식품 안전 그리고 사람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의제와 관련없는 오염수 문제를 두고 북한과 중국이 합세해 일본 측과 대립각을 세운 겁니다.
북한 정찰위성 관련 논의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편을 들면서 사실상 빈손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권위주의 국가와 민주주의 진영 간의 글로벌 대립 구조는 상당히 장기간 존속할 가능성이 있고, 이 상황에서 유엔 안보리는 사실상 식물 안보리로 전락을 한 상황이고요, 이 상황을 북한이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 무대에서 북중러의 협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가운데 북한은 최근 다른 나라들과의 접촉면도 늘려가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7월 28일] "김정은 동지께 쿠바공화국 주석이 축전을 보내왔습니다."
[조선중앙TV/8월 17일] "김정은 동지께 베네수엘라볼리바르공화국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왔습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는 중남미 국가들이 대표적입니다.
[임수진/대구카톨릭대 스페인어중남미학과 교수]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에 쿠바와 베네수엘라, 니카라과를 폭정의 트로이카로 규정을 했거든요. 그래서 이 세 국가의 공통점을 보면 권위주의 국가이고 또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는 그런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난 2018년 김영남 당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마두로 대통령을 접견했고, 베네수엘라는 평양에 대사관을 세우는가 하면 북한의 각종 기념일마다 축전을 보내는 등의 방식으로 챙기며, 각별한 관계를 형성해왔습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전문 보도/2022년 12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각하, 나는 인류의 주적인 제국주의를 반대하여 투쟁하는 귀국(북한)에 대한 우리들의 정치적 지지를 다시 한번 확언하는 바입니다."
원유 매장량 세계 1위의 베네수엘라는 북한에게 강력한 경제적 지원군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임수진/대구카톨릭대 스페인어중남미학과 교수] "2019년에 북한과 베네수엘라 사이에 기술 산업 군사협정을 맺게 됩니다. 베네수엘라는 북한에 원유와 이란산 무기를 공급을 하고요, 북한으로부터는 미국의 경제제재 회피 경험 또 암호화폐 거래나 사이버전 관련해서 기술과 지식을 배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회주의 국가 쿠바와는 시종 우방국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는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의 극진한 대접을 받았고,
[조선중앙TV/2018년 11월] "우리 인민들은 일찍이 형제적 쿠바 인민과 사회주의 사상과 이념에 기초하며 두터운 친선의 유대를 맺고 반제 투쟁의 전초전에서 함께 싸워왔으며..."
반미를 기치로 내걸며 각종 국제 현안에서 한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오르테가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인권 탄압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니카라과도 조만간 북한에 대사관을 설치하기로 하는 등 북한과의 관계가 점차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북한은 이란 시리아 등의 중동국가와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이집트 우간다 등 과거부터 정치 외교적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아프리카 국가들과도 관계를 강화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은 서방 자유민주주의 진영과의 관계 개선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서, 자기들에게 우호적인 국가와의 네트워킹을 강화함으로써 고립을 탈피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들 국가와의 연대를 강화해 정치, 외교적 고립에서 탈피하고 경제적 도움도 주고받는 관계로까지 확장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입니다.
[임수진/대구카톨릭대 스페인어중남미학과 교수] "(우방국과) 연대를 강화해서 미국의 경제 제재에 맞서겠다, (그래서)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보겠습니다."
실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사상과 제도 차이에 관계 없이, 반제국주의 국가들과의 관계 발전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2022년 9월] "제국주의자들의 침략과 간섭, 지배와 예속을 반대배격하고 자주와 정의를 지향하는 모든 나라, 민족들과 사상과 제도의 차이에 관계없이 협조하면서 대외관계를 다각적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물론 북한 외교의 핵심축은 여전히 중국과 러시아입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중국은 국제 풍운이 어떻게 변하든 북중관계를 공고히 하는게 확고한 방침이라 강조했고, 러시아 또한 북한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무기거래 협상이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존 커비/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 "러시아 쇼이구 국방장관 방북 이후 러시아 관리들이 무기 거래 후속 논의를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으로도 중국 러시아와의 탄탄한 관계를 기초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거나 제재를 받는 나라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정치외교 뿐 아니라 경제적인 협력도 도모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대결 구도가 한층 뚜렷해지면서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20741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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