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웨이터 출신에서 족발로 1년 500억 도전 [남돈남산]

신수현 기자(soo1@mk.co.kr) 2023. 9. 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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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발신선생’ 신솔에프앤비 신용식 대표
연내 약 90개 매장 확보
화덕에 구워 ‘겉바속촉’이 인기 비결
신용식 신솔에프앤비(신솔F&B) 대표가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수현 기자>
국민 야식, 서민 대표 음식으로 꼽히는 족발. 족발은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지만 동네 골목마다 족발 가게가 없는 곳이 거의 없는 까닭에 족발 프랜차이즈로 성공하기 쉽지 않았다.

오직 맛으로 승부수를 띄워 꾸준히 성장해온 족발 전문점이 있다. ‘족발신선생’ 브랜드를 소유한 기업 ‘신솔에프앤비(신솔F&B)’이다. 2018년 7월 출발한 신솔에프앤비는 지난달 기준 족발신선생 매장 67개(국내 65개, 해외 2개)를 운영할 만큼 성장해왔다.

신용식 신솔에프앤비 대표(창업자)는 “신규 출점을 앞둔 매장들이 예정대로 문을 열면 올해 연말께 족발신선생 전체 매장 수는 약 90개에 달할 것”이라며 “올해 8월 기준 매장 전체 매출액이 300억원을 이미 달성했기 때문에 연내 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각 매장의 한 달 평균 매출액은 약 7000만원, 장사가 잘 되는 매장의 한 달 매출액은 1억원이 훌쩍 넘는다”며 “현재 해외에는 베트남에만 매장이 2개 있는데, 올해 10월 베트남에 추가로 매장 1개가 더 문을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족발 브랜드와 달리 족발신선생이 매장 수를 늘려갈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신 대표는 한 마디로 맛이라고 강조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이나 고급스러운 매장 인테리어 혹은 겉모습만 그럴듯한 음식이 아닌 음식의 본질인 맛에 집중한 결과라는 얘기다.

족발신선생이 다른 족발 전문점과 가장 차별화된 점은 화덕을 이용해 족발을 굽는다는 점이다. 족발신선생의 대표 메뉴는 화덕통구이족발과 화덕족발로, 두 가지 메뉴가 전체 판매량의 70% 이상 차지한다.

신 대표는 “신선하고 맛있는 족발을 만들기 위해 매일 각 매장에서 약 1시간 40분 동안 족발을 삶는다”며 “잘 삶아진 족발을 식힌 후 500~600℃로 달궈진 화덕에 족발을 3~5분 동안 구워 기름은 쏙 빠지고 껍질은 바삭하며 속은 촉촉한, 한 마디로 ‘겉바속촉’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또 “매장이 많아질수록 균일한 맛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어느 매장에서도 같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본사에서 한 달에 거의 한 번씩 각 매장을 방문해서 점주 혹은 직원들에게 족발 삶는 법 등을 다시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가 화덕 족발을 개발하게 된 것은 비용 절감 때문이었다. 신 대표는 2016년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 모아서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망한 피자 가게를 인수한 후 족발 가게를 내려고 했다. 그 가게에 피자를 굽던 화덕이 있었는데, 화덕을 철거하려면 꽤 많은 돈이 필요했다. 그는 고심 끝에 화덕을 철거하는 대신 이용해보기로 결심하고, 온갖 노력 끝에 화덕 족발을 개발했다. 이후 같은 해인 2016년 8월 처음으로 화덕을 이용한 족발 가게를 냈다. 족발신선생 1호점은 이렇게 탄생했다.

신 대표는 “화덕에 구워 특이하면서도 엄청 맛있는 족발이라고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액이 빠르게 증가했다”며 “매장 영업을 시작한지 4개월째 되던 2016년 12월 한 달 매출액이 8000만원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자신감을 얻은 신 대표는 이후 하나, 둘 매장 수를 늘리기 시작했다.

‘족발신선생’ 목동점의 화덕에서 족발이 구워지고 있다. <신수현 기자>
신 대표는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신 대표는 “6·25 전쟁 당시 부모님이 고향인 북한을 떠나 남한으로 피난 왔는데, 그 과정에서 아버지가 귀를 다치신 데다 학력도 짧아서 제대로 된 직업을 구하는 게 힘들었다”며 “아버지가 밤낮없이 일을 하셨지만 항상 가난에 허덕였다. 그럴듯한 장래희망을 갖기는커녕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벌어야만 했다”고 회상했다.

신 대표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10대 시절부터 주유소, 음식점, 주점 등 여러 곳을 오가며 돈을 벌었다.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피디(PD)가 되고 싶었지만, 당장 생계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였기 때문에 대학 진학을 꿈꿀 수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유흥업소에서 음식과 음료 등을 나르고 접객 업무도 하는 웨이터 생활도 했다. 이후 포차, 옷가게, 위스키바 등 여러 가게에서 일도 하고 직접 운영도 해보다가 2013년 여름 한 족발 가게에서 족발 삶는 기술 등을 배우면서 족발 업계에 발을 들여놨다.

신 대표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던 어느 날 장사가 잘 되던 한 족발 가게를 눈여겨보게 되면서 족발 장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몇 달 동안 준비한 끝에 2013년 가을 친구와 인천시 주안에 족발 가게를 냈다”고 말했다.

야심차게 족발 가게를 냈지만 처음에는 장사가 잘 안 됐다. 무한리필 가게로 경영 전략을 바꿨고, 이듬해 여름부터 가게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신 대표는 여세를 몰아 같은 해였던 2014년 가을 인천 부평에 큰 규모의 족발 가게를 추가로 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장사가 잘 안 됐다. 장사가 잘 안 되면서 동업했던 친구와는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고, 신 대표는 다시 원점에서부터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신 대표는 이 같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2016년 경기도 부천의 한 피자 가게를 인수한 후 화덕에 구운 족발을 개발했고, 2016년 8월 족발신선생 1호점을 열었다.

신 대표는 올해 하반기 신솔에프앤비의 주요 경영 전략으로 족발신선생 매장 수 확장,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신사업으로 홍콩 요리 주점 브랜드인 ‘홍콩달밤’을 올해 하반기 론칭하고 오프라인 매장도 낼 예정이다. 홍콩달밤은 마라전골, 마라탕 등 마라 음식과 딤섬, 새우 요리, 마라두부 등 여러 홍콩 요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신 대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인천시 서구에 생선구이 전문점인 ‘괭이부리마을’도 운영하면서 계속 실험 중이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족발하면 족발신선생이지’라고 말할 수 있도록 족발신선생을 우리나라 족발 분야에서 최고의 브랜드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족발신선생의 화덕 족발이 인기를 끌면서 족발신선생을 따라한 매장들도 생겼지만, 족발신선생의 맛과 브랜드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족발을 먹어도 항상 맛있는 맛을 지키겠습니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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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매경5F’에서 ‘족발신선생’ 매장에서 ‘화덕통구이족발’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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