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바겐세일” 요란한 광고에, 결혼하고 애 낳고...배달은 언제와요? [초보엄마 잡학사전]
[초보엄마 잡학사전-191]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인천 도화동에서 열린 1호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착공식에 참석해 “뉴스테이가 중산층 주거혁신의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1만8000호를 시작으로 2017년까지 6만호 이상의 뉴스테이를 공급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당시 후보지 중 하나였던 과천 주암지구는 8년이 지난 지금 아직 첫 삽도 못 떴다.
착공 못한 절반 가량의 땅들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뉴스테이’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고척아이파크가 대표적이다. 해당 단지는 2016년 박근혜 정부가 뉴스테이지구로 선정됐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됐다.
문재인 정부는 간판을 한 번 더 바꿔 달았다. 전 정부 시절 확보한 부지 일부를 재포장해 ‘신혼희망타운’을 선보인 것이다. 보상 등 어려움을 겪어 비닐하우스가 즐비한 곳은 사전에 ‘찜’하는 사전청약 제도를 통해 불만을 잠재웠다. 공공분양의 경우 혼인한 부부 뿐 아니라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에게도 청약 혜택을 줬다.
윤석열 정부는 과거 ‘신혼희망타운’ 등 공공분양 주택정책을 ‘뉴홈’으로 명칭을 바꾸고 임기 내 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는 문재인 정권 시절 많은 신혼부부의 기대를 모았던 서울 동작구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부지 물량을 ‘뉴홈’으로 포장하고 일부 조건을 바꿔 사전청약을 실시했다.
그러는 사이 40대 ‘낀 세대’의 불만이 폭발했다. 8년 전 과천 주암지구 청약을 노렸던 신혼부부는 어느덧 40대가 돼 신혼부부 특별공급 자격이 박탈됐고, 동작구 수방사 부지 청약을 기다리던 신혼부부 역시 막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특별공급에 지원할 수 없게 됐다. 가점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일반 청약에서는 50대에 밀리고, 신혼부부와 예비 신혼부부에게 공급되는 물량이 추가되면서 40대 낀 세대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렵게 됐다.
착공도 못한 땅이 수도 없이 많은데 정부가 또다시 ‘파격적인’ 주거대책을 내놨다. 지난 29일 정부는 신생아 출산 가구에 대해 연 7만호(공공분양 3만호·민간분양 1만호·공공임대 3만호) 수준의 특별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바 ‘신생아 특공’으로 내년 4월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오는 아파트부터 신생아를 낳은 가구에 대해 주택이 특별 공급된다. 신생아 출산 가구는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소득 요건도 연 7000만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완화하고, 대출 금액도 상향된다. 입주자모집 공고일로부터 2년 이내 임신·출산이 증명되는 경우가 우선 공급 대상이다.
문제는 파이 크기가 똑같다는 데 있다. 파이 크기는 똑같은데 해를 거듭할수록 파이를 잘게 나누니 가족을 꾸리고 청약에 도전해온 많은 30~40대 가족의 좌절감이 커졌다. 정권에 따라 공급 자격이 계속 바뀌니 정부의 발표만 믿고 기다리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올 상반기 공공분양 착공 실적이 1713가구로 전년 동기(6362가구) 대비 73% 급감했다. 윤석열 정부는 물건도 없이 홍보에 열을 올릴 게 아니라 물건부터 만들고 생산량을 늘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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