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하락에 베팅 '인버스 ETF' 나온다는데…어찌 해야 하나요? [유혜림의 株마카세]

2023. 9. 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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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하락에 베팅'하는 2차전지 인버스(역방향)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소식은 조정 국면의 쐐기를 박는 듯합니다.

그동안 2차전지 레버리지 ETF는 나온 바 있지만 인버스 ETF는 처음입니다.

2차전지 인버스 ETF를 보는 투자자들의 심정도 복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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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보드]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결국…. KB 2차전지 인버스 안 살 수가 없구나. 인버스 상장되면 돈은 돈대로 분산되고 하방 압력은 더 커지고. 2차전지 물린 자들은 인버스만이 탈출길인가.”(1일 2차전지 ETF 커뮤니티 게시글)

2차전자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거세게 불었던 2차전지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초전도체, 화장품, 바이오 등 다른 종목으로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하락에 베팅’하는 2차전지 인버스(역방향)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소식은 조정 국면의 쐐기를 박는 듯합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이달 중순께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iSelect(합성)’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인버스는 추종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추종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에코프로와 POSCO홀딩스, 삼성SDI 등이 주요 대상으로 꼽힙니다. 그동안 2차전지 레버리지 ETF는 나온 바 있지만 인버스 ETF는 처음입니다.

최근 들어 주가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번주(지난달 28일~이달 1일) 에코프로는 6.21% 내린 125만70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은 각각 9.93%, 5.56%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POSCO홀딩스도 2.95% 내렸습니다. 같은 기간 2차전지 ETF인 'TIGER 2차전지테마(-2.8%)와 'KODEX 2차전지산업(-3.4%) 모두 감소했습니다.

2차전지 인버스 ETF를 보는 투자자들의 심정도 복잡합니다. 2차전지 산업 성장세가 유망하다는 전망에 이견이 없더라도 혹시 모를 변동성에 대비한 자체 ‘헤지’ 수단이 필요한 투자자들은 있을테니깐요. 주가가 항상 오른 법은 없다지만 그래도 하락에 전제를 둬야 하는 찜찜함도 마음 한켠에 여전합니다. 혹시라도 공매도 세력의 투심을 부추기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함도요.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인버스 ETF 출시로 상하방에 투자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하는 건 분명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지만, 레버리지와 달리 인버스는 해당 테마의 하락세에 투자하는 컨셉이다 보니 그 산업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 줄 수 있다는 점 역시 사실”이라며 조심스러워했습니다. 출시 전부터 일부 2차전지 투자자들의 항의에 몸살을 앓는 KB자산운용도 “트레이딩 수요 대응 차원에서 양방향 투자수단을 제공하려는 취지”라고 거듭 설명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평가’를 진단한 분석들이 나오면서 헤지용 인버스를 기다리는 목소리도 속속 포착됩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업종 주가는 올해 초부터 양극재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밸류에이션 프리미엄도 과거 대비 축소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 일본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 대비 프리미엄도 높아져 오히려 괴리율이 커졌다”고 판단했습니다.

2차전지 인버스 ETF를 보유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할 확률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전문가들도 수익률 방어를 위한 위험 회피 수단 차원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합니다. 또 2차전지 인버스 ETF를 보유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할 확률도 줄어든다는 분석도 나왔어요.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60영업일 이상 투자할 경우 승률은 20%대까지 낮아졌다”며 “인버스 상품은 투자 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게 바람직”이라고 말합니다.

인버스에 투자할 땐, 매매를 신속히 정리하는 나만의 기준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 설 연구원은 “일자별 2차전지 인버스 보유기간에 따른 수익률 분포 추이를 살펴보니 플러스 낸 기록한 상위 25% 구간의 수익률은 11.3%로 조사됐다”며 “이를 고려해 목표수익률을 세우는 것도 추천한다”고 했습니다. 인버스 투자, 어쩌면 ‘하락’보다 ‘회복’이 더 중요한 전제가 아닌가 싶네요. 산업의 하락세에 베팅하는 게 아니라 혹시 모를 하락세에 잠깐 활용하는 헤지용이라는 것을요.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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