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 계절' 가을, 건강하게 보내려면

황아현 기자 2023. 9. 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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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가을이 시작되는 달. 천고마비(天高馬肥) 계절이다. 강한 자외선과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야외활동이 꺼려지던 여름철은 갔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선선한 바람이 불 때다. 날씨가 변화하는 이 시점,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가을철 질환'이다.

◆ 가을철 전염성 질환

이미지투데이

일명 ‘가을철 3대 대표 전염병’으로 불린다. 유행성출혈열(신증후출혈열), 랩토스피라증, 쯔쯔가무시병에 대한 설명이다.

이들 발열성 질환은 주로 동물군을 매개로 감염된다. 무더운 날씨의 여름철과 달리, 가을철 기상 여건은 비교적 야외활동하기에 적합하다. 외출 빈도도 자연스레 증가한다. 특히 산과 들, 논과 밭에서의 활동이 증가한다.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기도, 추석 연휴가 낀 기간이기도 해서다. 이는 진드기와 설치류에 노출될 확률을 높인다. 동물군이 감염원이 되는 가을철 '3대 대표 전염병'이 성행하는 이유다.

유행성출혈열(신증후출혈열)은 늦가을(10~11월)과 늦봄(5~6월) 건조기에 유행한다. 들쥐나 잡쥐 등 설치류 폐에 있던 바이러스가 배설물로 배출된 후 건조되면서 생긴 한탄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들어가며 감염된다. 잠복기는 평균 2~3주다. 주로 고열, 출혈성 경향, 요통, 신부전 등 증상을 보인다. 복통과 요통도 유발된다. 모세혈관 투과성이 증가하며 복막 뒤 부종이 생겨서다. 폐포 내 채액이 유출돼 폐 부종이 발생하면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난다. 혈관 기능 장애와 혈소판 기능 장애 및 혈소판 감소가 일어나면서 출혈이 나기도 한다.

쯔쯔가무시병은 쥐 등 설치류에 기생하는 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 주로 팔, 다리, 머리, 목 등 노출 부위 또는 사타구니, 목덜미, 겨드랑이, 엉덩이 등 습한 부위를 물어 체액을 흡인할 때 진드기 유충 속에 있던 쯔쯔가무시가 인체로 들어가 병을 일으킨다. 진드기가 문 곳엔 피부 궤양이나 가피가 형성된 것을 볼 수 있다. 또 기관지염, 간질성 폐렴, 심근염이 생길 수 있다. 수막염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잠복기는 평균 1~2주다.

렙토스피라증은 9월과 10월에 많이 발생한다. 농림업, 어업, 축산업, 광업 종사자 및 수의사 등 밖에서 활동하는 업종 종사자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대부분 감염된 가축이나 야생 동물의 소변으로 오염된 물, 습한 토양, 식물 등과 상처가 생긴 피부나 점막 등이 접촉할 경우 감염된다. 잠복기는 주로 7~12일이다. 갑자기 시작되는 발열, 두통, 오한, 심한 근육통, 안결막 충혈 등이 주요 증상이다. 이상한 형태의 수막염, 용혈성 빈혈, 간부전, 황달, 의식 저하, 객혈을 동반하는 호흡기 병리적 증상 등도 나타난다. 유행지역에서 발생하는 대부분 감염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극히 가벼운 증상만 보인다. 황달을 초래하는 렙토스피라증은 5~10% 정도다.

가을철 전염성 질환을 예방하려면, 전염병 유행 지역 내 위치한 산이나 풀밭에 가는 것을 피한다. 불가피하게 갔더라도, 풀잔디 위 눕거나 잠을 자는 행위는 삼가한다. 야외 활동 시 긴 소매, 긴 바지를 이용해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한다. 가능한 피부 노출을 적게 한다. 귀가 후엔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목욕한다. 전염성 질환 관련 증상을 느꼈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는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가을철 전염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야외 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고령자 특히 농업인의 경우 예방 접종을 의무적으로 맞는 게 중요하다”며 “관련 증상이 보이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가을철 알레르기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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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성 비염, 결막염, 천식. 환절기의 대표적인 알레르기성 질환이다.

가을 잡초류의 꽃가루는 봄보다 더 많은 알레르기 환자를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가을은 봄보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앉아선데, 이는 알레르기 증상의 유발을 촉진하는 조건에 해당한다. 여기에 중국발 편서풍이 증가하며 먼지량이 많아져, 집먼지와 진드기가 늘어나기도 한다. 가을은 오히려 알레르기성 질환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인 것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 발작적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눈을 포함한 코 주위 가려움, 두통 등 증상을 보인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의 결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주된 증상은 눈 또는 눈꺼풀의 가려움, 결막 충혈, 눈 화끈거림을 동반한 통증, 눈부심, 끈적하고 투명한 분비물 등이다.

알레르기성 천식은 증상 기관지가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숨 쉴 때 쌕쌕거림, 반복적인 기침 등이 발현된다.

가을철 알레르기 질환을 대비하려면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개인 수건 사용, 집안 청결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 꽃가루 많은 날 환기 자제, 눈 비비지 않기, 렌즈보다 안경 착용, 실내 습도 50% 이하 유지 등을 준수해야 좋다.

◆ 계절적 정서 장애(계절성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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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 증상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도 생겨난다. 여름에 비해 가을은 상대적으로 일조량이 줄면서다. 이는 계절적 정서 장애(계절성 우울증)에 해당한다. 계절적 리듬을 타는 우울증 일종으로, 통상 9~10월 즈음 나타나 봄철인 3~4월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감정 변화가 심해져 정서가 왜곡되고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면 '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가을에 접어들며 슬픔, 우울감, 기력저하, 수면 시간과 식욕의 과도한 증가, 활력 부족, 일상 활동에 대한 흥미 상실, 늦잠, 체중 증가 등 증상을 겪는다면 계절적 정서 장애를 의심해봐도 좋다.

날이 흐리더라도 밖으로 나가 시간을 보내면 도움이 된다. 일주일 세 번 30분 동안 운동을 권장한다. 충분한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포함한 균형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증상이 심해 약물 복용을 원할 경우 항우울제 복용 관련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황아현 기자 1cor103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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