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감염 확인 후 제대로 치료해야 하는 이유” [인터뷰]
ㅣ[인터뷰] 소화기내과 전문의 서정현 원장
ㅣ위 건강 노리는 헬리코박터균, 주로 경구 통해 감염돼
ㅣ위암 예방과 만성 위염 개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치료 필요
ㅣ제균 치료 시 항생제 내성 있는지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 세워야
위암의 주요 원인으로 잘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elicobacter Pylori)’. 헬리코박터균은 전 세계 인구의 약 50%가 감염될 정도로 흔하지만, 방치하면 만성 위염부터 시작해 소화성 궤양, 위암까지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소화기내과 전문의 서정현 원장(우리희망내과)은 “한국인이 유독 헬리코박터균에 취약한 편인데, 흔하다고 해서 치료에 소홀하면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서정현 원장과 함께 헬리코박터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본다.
위 건강의 천적, 주로 경구를 통해 감염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위장의 유분(파일로리) 부위에 사는 나선 모양의 균이다. 헬리코박터균은 주로 경구를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변에서 나온 균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감염되는 것이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또한 위액의 역류로 인해 타액과 치아로 올라온 균이 다시 입을 통해 상대방에게 감염되기도 한다. 서정현 원장은 “균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위장관에 머물며 요소분해효소를 분비해 위액 내 암모니아 농도를 증가시키고, 이 과정에서 만성 위염이 발생하게 된다”라고 설명하며, “아울러 위암과 관련된 단백질도 분비해 위점막 변형(Ephithelial mesenchymal transition, EMT)'을 유발하고 위암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상부위장관 헬리코박터학회 발표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반 이상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된 상태이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40대 이후의 연령대에서 60% 이상의 감염률을 보인다. 이에 대해 서정현 원장은 “한 곳에 담긴 음식을 함께 먹는 한국인 특유의 식습관이 전파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예방하려면 식사 전 손 씻기, 식사 시 개인 그릇 사용 등 개인위생을 강화하는 등의 생활 습관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혹시 나도?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 확인하려면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에는 내시경 조직 검사에서 Giemsa 염색 검사, CLO 검사, H.pylori PCR 검사 그리고 요소 호기 검사 등이 있다. 최근에는 대중적으로 요소호기 검사를 통해 진단과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서정현 원장은 요소호기 검사에 대해 “내시경 조직 검사에 비해 간단할 뿐만 아니라, 정확도도 높은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요소호기 검사 방법은 다음과 같다. 탄소동위원소(13C)가 포함된 요소 캡슐을 먹으면 위 안에 존재하는 헬리코박터균이 요소분해효소에 의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15분 뒤 이산화탄소가 혈액 내 흡수되는데, 특수 팩에 숨을 불어 넣으면 폐를 통해 배출된다. 이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즉시, 그리고 ‘제대로’ 치료해야
서정현 원장은 헬리코박터균의 적절하고 빠른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위염이 생기기 쉬운 것뿐만 아니라, 여기서 더 나아가 위축성 위염이나 화생성 위염과 같은 만성 위염도 일으킬 가능성이 커지고, 위암 발생률은 3~6배까지 증가하기 때문. 서 원장은 “특히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었는데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혹은 궤양 반흔이라도 있다면 반드시 제균 치료를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십이지장궤양은 제균 치료를 하지 않으면 재발률이 60~100%에 달하지만, 치료 후에는 5%까지 감소하기 때문이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제균치료를 진행하는데, 이때 헬리코박터균이 항생제 내성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헬리코박터균이 항생제 내성을 가지고 있으면 치료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 서정원 원장은 “따라서 헬리코박터 내성 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내성 검사는 H.pylori PCR 검사 및 분자생물학적 검사를 통해 진행한다. 정확도가 높은 PCR 검사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동시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클래리스로마이신(Clarithromycin) 항생제 내성을 분자생물학적 방법으로 확인한다. 서정현 원장은 “만약 클래리스로마이신 항생제 내성을 가진 균이 많다면 다른 항생제를 사용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서정현 원장은 “헬리코박터균의 치료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약을 제대로 먹어도 제균율이 80%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치료약이 강하고 먹는 약의 개수가 많아서 치료 과정이 힘들 수 있다. 서 원장은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해야 고생을 덜 할 수 있으며, 위암 예방과 만성 위염 개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라고 헬리코박터균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윤새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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