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지금 방송은 방송 아냐" 공영방송 노조 "거짓프레임으로 선동"

조현호, 노지민 기자 2023. 9. 2. 08: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송의날에 보수성향 미디어연대 토론회 참석해 공영방송 비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탄압받을 때 목소리 내본 적 있나"

[미디어오늘 조현호, 노지민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방송의날에 보수성향 미디어연대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지금의 방송은 방송이 아니다”라고 비판해 논란이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은 “여당 대표의 비정상적 언론관”이라고 비판했고, MBC본부장은 “방송장악 프레임에 여당 대표가 거짓프레임으로 선동한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연대 주최 '공영미디어 구조개혁과 공적재원 확보방안' 토론회에 참석해서 한 인사말에서 이같이 밝혔다. 방송의날 행사가 열렸으나 불참한 채 이곳에 참석했다. 방송의날 행사 주최측은 여야 당대표와 원내대표에 모두 초청장을 보냈으나 모두 불참했고, 정치인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만 유일하게 참석했다.

김 대표는 “언론에 계신 분들하고 정치인들하고 사이에는 굉장히 때로는 긴장 관계, 때로는 어려운 관계가 형성되기도 하는데 그래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언론에 대놓고 공격하거나 비판하는 것을 굉장히 사실 조심스러워한다”며 “혹시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고, 저는 실제로 그런 일을 겪었던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특정 언론이 김기현 죽이기에 앞장서고 매일매일 나팔수 했던 경험을 직접 했던 사람이고, 엄청난 고통을 겪었던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면서도 “그런 상황에도 지금의 방송은 결코 방송이 아니라는 그런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연대 주최

김 대표는 “제가 어떤 특정 방송사 라디오 시사 대담 프로그램에 나가서 그 어떤 공중파 방송 '그게 방송이냐 해체해야 된다'고 했다가 아주 패널 탄압까지 받았던 사람입니다만, 어떤 방송사인지 아실 분은 아실 것”이라며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할 만큼 기가 막힌 상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노영방송, 사내외방송 이런 형태의 활동을 하면서 자신들이 공영방송이라 우기고, 도대체 진짜 양심 있는 사람들인지 양심이 실종돼 버린 사람들인지 의심스러울 만큼 그렇게 우겨대는 모습 보면서 아 이러다가는 정말 우리나라에서 진짜 제대로 된 방송의 입지가 없어지겠다는 그런 걱정까지 되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번에는 방송이 좀 제대로 서야 되겠다”며 “정말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려 드리도록 해야 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치편향 정도 수준이 아니라 아예 나팔수 역할을 하는 이런 못 된 폐습들은 이제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되겠다, 그런 각오를 가지고 있다”며 “그런 일을 위해서 함께 협력해 나갈 의지도 확실하단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언론이 만들어 간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저도 열심히 뒷바라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 발언이 마치자 마자 단체 사진촬영을 하는 과정에서 한 참석자가 “김기현 당대표님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공영방송 내부에서는 집권여당 대표로서 할 말이 아니며 비정상적 언론관을 갖고 있다고 반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성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장은 1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공당 대표로서 할 말은 아니지 않느냐”며 “집권 권력과 여권에서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밀어붙이고 공영방송에 대한 폭력적인 행태가 정상이냐. 오히려 이게 더 비정상적인데, 이를 바로잡는게 맞는 것이지, 공당의 대표가 '방송이 방송이냐'고 반문할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강 본부장은 “언론의 본질이 늘 강한자, 권력을 쥔 정권에 대해 비판하고 워치독 역할하는 것”이라며 “김 대표의 언론관이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강 본부장은 “우리 책무가 권력 비판, 와치독으로 사는 것. 그런 것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정권에 비판하면 전부 가짜뉴스 되고, 그런 얘기하는 곳을 전부 공산당기관지라고 애기하는게 이게 정상적인 언론관이냐”며 “공당의 대표, 여당의 대표로서 할 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 본부장은 “여당 대표가 자기가 가서 말하기 편한 사람들 소위 자기 진영 쪽 사람한테 간 것은 편가르기를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도 이날 저녁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윤석열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에 집권여당 대표가 거짓프레임을 만들어서 선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그런 얘기를 하기에 앞서 (MBC나 공영방송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탄압받았을 때 어떤 목소리를 냈는지, 목소리를 내본 적이 있긴 하느냐”며 “문건에서 드러난 방송장악에 대해 방송장악, 언론의 자유 침해라고 생각하는지, 그렇지 않으면 그 문건에서 벌어진 것들이 국정원이 내세우는 MBC 정상화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본부장은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내세우는 지금의 공영방송에 대한 평가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기현 대표가 언급한 특정 방송과 갈등 문제는 지난해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배제 사태 이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박성제 사장과 그 보도진, 간부들이 계속해서 유지되는 한 MBC는 해제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방송의 자격이 없다. 가짜 뉴스를 마구 생산해대는 곳”이라고 발언했다가 나흘 뒤 출연 예정이던 MBC <뉴스외전>에 출연이 취소된 사건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오늘 바로가기][미디어오늘 페이스북]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