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지 말아야 할 곳을 왔네” 홍범도 장군 절규 담은 시 화제

구현모 2023. 9. 2. 08: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홍범도 장군의 절규를 담은 시가 화제가 되고 있다.

시의 저자는 홍범도 장군의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쓴 이동순 시인(영남대 명예교수)이다.

그는 최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라는 말은 터무니없는 말"이라며 국방부와 육사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 시인은 홍범도 장군이 작금의 사태를 보고 느꼈을 심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홍범도 장군의 절규를 담은 시가 화제가 되고 있다. 시의 저자는 홍범도 장군의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쓴 이동순 시인(영남대 명예교수)이다. 그는 최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라는 말은 터무니없는 말”이라며 국방부와 육사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 시인은 홍범도 장군이 작금의 사태를 보고 느꼈을 심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시인이 쓴 시 전문이다.

홍범도 장군의 절규 - 이동순
 
그토록 오매불망
나 돌아가리라 했건만
막상 와본 한국은
내가 그리던 조국이 아니었네
 
그래도 마음 붙이고
내 고향 땅이라 여겼건만
날마다 나를 비웃고 욕하는 곳
이곳은 아닐세 전혀 아닐세
 
왜 나를 친일매국노 밑에 묻었는가
그놈은 내 무덤 위에서
종일 나를 비웃고 손가락질 하네
어찌 국립묘지에 그런 놈들이 있는가
 
그래도 그냥 마음 붙이고
하루 하루 견디며 지내려 했건만
오늘은 뜬금없이 내 동상을
둘러파서 옮긴다고 저토록 요란일세
 
야 이놈들아
내가 언제 내 동상 세워달라 했었나
왜 너희들 마음대로 세워놓고
또 그걸 철거한다고 이 난리인가
 
내가 오지 말았어야 할 곳을 왔네
나, 지금 당장 보내주게
원래 묻혔던 곳으로 돌려보내주게
나, 어서 되돌아가고 싶네
 
그곳도 연해주에 머물다가
무참히 강제이주 되어 끌려와 살던
남의 나라 낯선 땅이지만
나, 거기로 돌아가려네
 
이런 수모와 멸시 당하면서
나, 더 이상 여기 있고싶지 않네
그토록 그리던 내 조국강토가
언제부터 이토록 왜놈의 땅이 되었나
 
해방조국은 허울 뿐
어딜 가나 왜놈들로 넘쳐나네
언제나 일본의 비위를 맞추는 나라
나, 더 이상 견딜 수 없네
 
내 동상을 창고에 가두지 말고
내 뼈를 다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로 보내주게
나 기다리는 고려인들께 가려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