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조심하라” 잇따른 학부모 민원…제주서도 교사 49재 ‘연가’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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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가 아동학대로 신고하면 된다고 했어요."
제주의 한 초등교사 A 씨는 지난 3월 초, 반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너희들의 위험한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다"고 말했습니다.
제주교사노동조합(제주교사노조)이 지난 7월 말, 제주지역 유·초·중 교사 1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교사 중 88.2%가 최근 3년 동안 교권 침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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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가 아동학대로 신고하면 된다고 했어요."
제주의 한 초등교사 A 씨는 지난 3월 초, 반 학생들에게 "선생님은 너희들의 위험한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한 학생은 "괜찮다"며 "엄마가 그러면 아동학대로 신고하면 된다고 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옆에 있던 학생들도 덩달아 "117(학교폭력 상담전화)에도 신고하자"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A 씨는 학생 학급 지도를 할 때마다 위축됐습니다.
"저희 아이는 공부는 학원에서 배웠고, 학교에 친구들이랑 놀러 간 것이라서 쉬는 시간을 많이 주세요." 학교에서는 놀아야 하니 쉬는 시간을 많이 달라는 요구를 하는 학부모도 있었습니다.
■ "출근길 조심하라"…학부모 민원에 불안한 교사들
제주교사노동조합(제주교사노조)이 지난 7월 말, 제주지역 유·초·중 교사 1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교사 중 88.2%가 최근 3년 동안 교권 침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한 초등교사는 "끝이 보이지 않는 학부모 민원으로 학교 수업에 지장이 갔다"며 "특히 '출근길 조심하라'고 이야기한 학부모가 있어 신체상의 위협도 느꼈다"고 호소했습니다.
설문에 응답한 또 다른 초등교사는 "생활지도를 하니 악쓰고 반항하는 학생도 있다"며 "'선생님이 이런 식으로 계속하면 때릴 거다'라면서 주먹질과 발길질로 위협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제주지부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교조 제주지부가 제주지역 교사 128명을 대상으로 교권 침해 사례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7.7%는 "교원의 교육 활동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 제주서도 서이초 교사 49재…'9.4 연가' 움직임
제주지역 교사들 사이에서도 서울 서이초 교사 49재 때 개인 연가를 소진해 '공교육 멈춤의 날'을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연가를 희망하는 초등교사 B 씨는 "서이초 교사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같은 교사로서 무기력감을 느끼고 있다"며 "공교육 멈춤의 날에 여러 교육 주체가 정상적인 공교육이란 무엇인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서 연가를 희망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연가 희망 교사 C 씨는 "학부모 악성 민원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 마련을 요구하는 상황 속에서 연가를 사용해 출근하지 않음으로써 공교육 정상화 촉구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달 28일 "9월 4일 연가 사용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내용의 교육부 공문을 제주지역 학교에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교육청은 "연가 사용은 교사들의 자율에 맡길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제주 지역 6개 교육단체, 교육감에 서이초 교사 추모 문화제 참석 요청
제주에서는 오는 4일 제주도교육청 앞마당에서 '서이초 교사 추모문화제'가 열립니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추모문화제를 제지하진 않겠지만 추모제엔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지역 6개 교육 단체와 교사들은 김광수 교육감에게 서이초 사망 교사 49재인 오는 4일 열릴 추모 문화제 참석을 요청했습니다.
이들은 어제(1일) 서한문을 통해 "추모문화제에 참석해 제주도 교육의 대표자로서 책임을 다하길 부탁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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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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