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11세 친딸에 욕하고 폭행한 40대 엄마 2심서 형량 늘어

춘천지법.(뉴스1 DB)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술에 취해 딸에게 욕설을 하고, 이를 녹음하자 폭행한 4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었다.

춘천지법 형사1부 심현근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47·여)의 2심에서 원심(벌금 600만원)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또 아동학대범죄 재범예방강의 수강 40시간과 알코올 중독 치료 강의 수강 8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2021년 3월 19일 오후 10시 20분쯤 원주의 한 주거지에서 술에 취한 채 B양(당시 11살)에게 “너 하나 죽이고 그냥 깜방가면 되지? 너 하나 죽고 나 죽고 끝나면 되잖아 이 X같은 X아”라고 욕을 하는 등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양이 휴대전화로 A씨와의 대화를 녹음했고, 이를 알게 된 A씨는 휴대전화를 내놓으라고 했으나, 이를 B양이 거부하고 도망가자 화가 나 손으로 머치채를 잡아 흔들어 바닥에 넘어뜨리는 등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도 추가됐다.

A씨와 변호인 측은 1심에서 휴대전화로 대화를 녹음한다는 이유로 B양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B양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정보를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A씨가 2020년 8월 나무막대기 또는 손으로 B양을 때려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받은 점 등을 이유로 A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1심에서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으나,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면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B양이 A씨가 술을 마시는 것을 보면 떨린다고 진술하는 등 이 사건으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입은 것으로 봤다.

하지만 A씨가 수사과정에서 B양을 탓하거나 비난하고 자신을 두둔하는 모습으로 일관하고, 전 배우자를 탓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자신의 범행에 대해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씨는 이 사건 범행 이후에도 범행의 원인 중 하나인 음주를 자제하지 못하고 수시로 술을 마시는 것으로 보이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B양을 탓하는 메시지를 전송하거나 다른 자녀에게 신체적, 정신적 학대행위를 했다”면서 “당시 학대행위로 임시조치 결정을 받았으나 불성실하게 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