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전환 후 에이스 모드' 그런데 시즌 후 군입대라니, 유종의 미를 꿈꾼다 "우승하고 가면 더할 나위 없겠다"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에 또 한 명의 토종에이스가 나타났다. 후반기 들어서는 쌍둥이 마운드에서 가장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바로 이정용(27)의 이야기다.
이정용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간 1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6승을 챙겼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이정용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핵심 불펜요원으로 통산 165경기 163이닝 10승 7패 1세이브 41홀드 평균자책점 3.20의 성적을 올렸다.
올해도 불펜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부진에 시달렸다. 선발 전환하기 전까지 23경기 3승 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5.57로 좋지 않았다.
그러자 염경엽 감독은 이정용을 선발 투수로 바꿔보기로 결심했다. 이정용과 면담을 했고, 그 역시 받아들였다.
시즌 중 불펜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정용은 차근차근 투구수를 끌어올리며 선발 투수로서의 모습으로 발전해나갔다.
전반기 막판이었던 지난 6월 25일 롯데를 상대로 2이닝 3피안타 1실점을 하고 데뷔 첫 선발 무대를 마쳤다.
이후 3경기 적응기를 거친 이정용은 지난달 2일 키움전에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깜짝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토종 에이스의 시작을 알렸다. 일주일 후 9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무실점, 8월 16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6이닝 2실점으로 3경기 연속 잘 던졌다. 2승을 수확했다.
사실 광주 KIA전을 마지막으로 다시 불펜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최원태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선발진이 꽉 찼고, 이정용이 밀려 불펜으로 가는 것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이 마음을 바꿨다. 이지강이 롱릴리프로 가고 이정용을 선발 로테이션에 남기기로 했다.
LG는 케이시 켈리-아담 플럿코-최원태-임찬규-이정용으로 꾸려졌다.
하지만 삼성전 이후 이정용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비로 인해 등판이 계속해서 밀린 탓이다. 이날 한화전이 16일만의 등판이었다. 그럼에도 씩씩하게 6이닝을 소화했고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3연승 행진이다.
이제는 어엿한 선발 투수라 부를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최근 아담 플럿코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최원태 임찬규가 부진하다. 이정용은 꿋꿋하다. 현재 기세로 보면 이정용이 에이스다. 최근 4경기 3승을 쓸어담았고, 평균자책점은 0.78. 언터쳐블이다.
경기 후 이정용은 "내가 경기에 나가는 날, 항상 이겼다. 그래서 팀에 그 기운을 더 주고 싶었다. 좋은 기운을 주고 싶은 마음뿐이다"고 밝혔다. 이어 "팀 동료들이 '정용이가 던지면 이길 거야'라는 생각을 더 퍼트리고 싶다. 그래서 내가 못 던지더라도 더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크볼까지 장착하며 완벽한 선발 투수가 되고 있다. 확실한 위닝샷이 생긴 것이다. 그는 "던질 때 아무래도 편하긴 한데 (박)동원이 형 덕이 크다고 본다. 호흡도 괜찮고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정용은 오는 12월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 한 차례 상무 입대를 철회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군복무에 들어가야 한다.
이정용은 "이게 군대를 가야 하기 때문에 정말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우승)반지끼고 가면 더할 나위가 없다"고 밝은 미래를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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