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해외여행" 들떠있지만…자식 기다리는 고향 부모는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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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에 사는 전모씨(58)는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씨는 "모처럼 해외 나간다는 아들에게 차마 내려오라고 하지 못했다"며 "잘 다녀오라고 했지만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윤씨는 "양가 부모님께 해외여행 간다고 했다"며 "아이가 태어난 뒤 한번도 하지 못한 여행이라 이번에 큰 마음 먹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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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변한 걸 어쩌나"…아쉬움 삼키는 부모들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기껏해야 1년에 서너번 보는데…"
경북 포항에 사는 전모씨(58)는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들이 추석 연휴때 태국으로 여행가느라 내려오지 못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전씨는 "모처럼 해외 나간다는 아들에게 차마 내려오라고 하지 못했다"며 "잘 다녀오라고 했지만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전씨는 "아들이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로 올라간 뒤 많아야 1년에 네번 보는데 그중 두번이 명절"이라면서 "앞으로 자식 볼 일이 더 없을텐데 차차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정부가 추석연휴와 개천절 사이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밝히자 휴일이 늘었다며 환호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떨어져 지내는 가족을 만나겠다며 명절만을 기다린 사람들은 벌써부터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 황금연휴 항공노선 예매 급증…"부모님은 다음 기회에"
10월2일이 임시 공휴일로 공식 지정되면 연휴가 최장 12일로 늘어나는데 이 틈에 해외여행에 나서려는 사람이 많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의 9월 말~10월 초 중장거리 노선 예약률은 90% 중반대로 60%에 그쳤던 예년 명절보다 훨씬 높다.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는 윤모씨(35)는 아내, 네살 딸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가기로 하고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윤씨는 "양가 부모님께 해외여행 간다고 했다"며 "아이가 태어난 뒤 한번도 하지 못한 여행이라 이번에 큰 마음 먹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업무 특성상 아내와 휴가를 맞추기가 어렵다"며 "부모님이 아쉬워할 것 같아 다음에 잠깐 뵐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직장인 손세희씨(27·여)는 친구들과 필리핀 보홀에 가기로 석달 전에 계획을 잡았다.
손씨는 "10월2일 연차를 사용하려 했는데 운이 좋았다"며 "지난해 취직하고 난 후 첫 해외여행이라 설렌다"고 했다.
부모님이나 친지가 아쉬워하지 않겠냐는 질문엔 "직장인은 쉴 때 잘 쉬어야 한다"며 "매년 보는 가족인데 한 번쯤 안본들 문제가 되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 "시대 변한 것 알지만"…아쉬움 삼키는 부모들
이들과 달리 부모들은 못내 아쉬워했다.
경기 파주시에 사는 김모씨(64·여)는 "추석에 두 아들 모두 각자 시간을 보내겠다고 한다"며 "꼭 찾아오라고 강요할 수 없어 아무 말도 못했다"고 씁쓸해했다.
김씨는 큰아들이 같은 경기도에 살지만 일이 바빠 손자도 자주 보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우리 세대는 명절에 가족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라며 "그나마 두 아들이 명절 지나고 온다니 다행"이라며 엷게 웃었다.
부산에 사는 하모씨(62)는 "부모와 자식이 1년에 몇번 못보는 게 아쉽기는 하다"면서도 "명절에 가족이 다 모여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돌아봤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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