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가우디'가 오사카 청소년에게 쓴 기후편지 [황덕현의 기후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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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종의 일로 일본 오사카를 방문 중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 등에 따르면 내부의 푸른 면은 오사카의 해당 시점 기온을 의미한다.
그는 특히 "청소년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도록 하고 싶었다"고 했다.
초록의 숲과 고즈넉한 고건물, 오사카 중앙을 관통하는 요도강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을 듯 튀는 색으로, 주변에서 쉽게 눈에 띄는 색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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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기후변화에 지속적인 관심 가지길" 당부
(오사카=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모종의 일로 일본 오사카를 방문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 여행으로 찾았던 마지막 해외가 오사카여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게 실감났다.
본래 목적 외에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늦은 밤 오사카 시청을 찾았다. 기후와 환경을 취재하는 입장에서, 일본 기후변화 대응을 상징하는 것 중 하나인 두 개의 푸른 기둥을 보기 위해서다.
오사카 시청 앞에는 경성역사, 지난 1925년부터 78년간 서울 교통의 중심축 역할을 했던 옛 서울역을 닮은 중앙공회당이 자리를 잡고 있다. 샛노란 등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뽐내는 가운데 3m 높이의 원뿔 모양 시계탑 '지구의 체온계'(地球の体温計)는 선명하게 대비되는 파란색을 내비쳤다.
'지구의 체온계'는 지난 2021년 7월 설치됐다. 오사카에 본사를 둔 예술품 중개 회사 '아트 코퍼레이션'이 오사카에 기증했다. 이 시계탑이 유명한 것은 이 작품을 설계하고 제작한 작가의 유명세가 한몫했다.
이 시계탑은 '동양의 가우디'로 불리는 현대 건축의 거장 안도 다다오(安藤忠雄)가 만들었다. 투명 유리와 LED 기둥, 금속 하단부로 이뤄진 이 작품은 안도 다다오가 만든 작품 가운데 노출 콘크리트가 사용되지 않은 희귀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이 시계탑에는 전자 시계와 함께 숫자 10, 20, 30과 눈금이 그려져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 등에 따르면 내부의 푸른 면은 오사카의 해당 시점 기온을 의미한다. '지구의 체온계'를 방문했던 지난달 28일 오후 8시에는 기온이 32도로 무더웠다. 푸른 빛도 숫자 30 위에 머물며 일대를 푸르게 밝혔다.
안도 다다오는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이 작품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강원 원주의 미술관 '뮤지엄 산'에서의 개인전 '청춘'을 계기로 방한한 그는 이화여대에서 열린 '가능성은 스스로 만든다'에서 "온난화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그는 특히 "청소년에게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도록 하고 싶었다"고 했다. 실제 '지구의 체온계'는 그가 설계한 아동·청소년 도서관 '어린이 책의 숲 나카노시마'와 맞닿아 있다. 초록의 숲과 고즈넉한 고건물, 오사카 중앙을 관통하는 요도강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을 듯 튀는 색으로, 주변에서 쉽게 눈에 띄는 색을 선택했다. '어디에서도 기후변화에 대한 중요성을 잊지 말 것'을 강조하는 듯 1년 365일 빛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안도 다다오가 고려하지 못한 게 있다. '최고기온' 눈금이다.
안도 다다오는 가장 높은 곳에 숫자 50을 기록했다. '설마 기온이 50도를 넘길까'하는 마음이 엿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낮 기온이 52.2도(신장위구루 투루판)까지 치솟았고, 미국 서부도 54.0도(데스벨리)까지 기온이 올라간 걸 보면 일본의 낮 기온도 50도를 웃돌 게 될 수 있다. 다만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것일 뿐이다.
'국내에는 누가, 어떻게 기후변화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봤다. 광화문 광장이나 서울시청 광장, 강남역 한복판이면 어떨까. 그럼 누가 만들 수 있을까. 언뜻 생각나는 예술가는 떠오르지 않았다. 언젠가, 또 누구든 이 기후변화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서 알리는 날이 올까. 답이 없는 질문만 푸른 기둥 앞에서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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