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난민 수용소'로 변한 美 항공허브 시카고 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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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교통의 허브이자 최대 규모 공항 중 하나인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이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 '수용소'로 변해 가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1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남부 국경을 넘어와 '성역도시'(불체자 보호도시)를 자처하는 시카고로 이송된 1만3천여 중남미 출신 망명희망자 가운데 수백명이 현재 오헤어국제공항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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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항공교통의 허브이자 최대 규모 공항 중 하나인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이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 '수용소'로 변해 가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1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남부 국경을 넘어와 '성역도시'(불체자 보호도시)를 자처하는 시카고로 이송된 1만3천여 중남미 출신 망명희망자 가운데 수백명이 현재 오헤어국제공항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선타임스는 "최근 시카고에 도착한 이들은 공항 터미널 통로 한켠에 검정색 대형 커튼을 쳐서 만든 제한된 공간에 머물고 있다"면서 "비좁고 비위생적이며 쾌적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스턴트 라면·시리얼로 때우는 끼니, 침구 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잠자리,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은 물론 샤워·세탁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환경 등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에서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은 이들은 남부 국경 인접 주에서 항공편으로 시카고에 도착했다"며 원래 오헤어공항은 이들이 임시 거처로 옮겨지기 전까지 잠시 대기하는 곳이었으나, 이송자 수가 급격히 늘고 시카고 시가 이들의 거처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항에서 지내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들을 위한 자원봉사자들은 "경찰서에서 임시 생활을 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는다. 그러나 공항에서 지내는 이들은 펼친 종이상자와 항공사 담요가 침구의 전부"라며 "이런 상태에서 사흘 이상 지내는 것은 공중 보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름 공개를 거부한 한 베네수엘라 출신 여성은 "딸과 함께 오헤어공항에 엿새째 머물고 있다. 건물 안에서 잠을 잘 수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일주일 가까이 침대도 없이 샤워도 못하고 지내는 것은 비인간적"이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한 남성은 "이곳에서나마 쫓겨날까봐 불평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동시에 공항 이용객들도 검정색 대형 커튼 뒤에서 웅성거리는 말소리가 들리고 간혹 커튼이 열리며 정신없이 늘어져 있는 살림도구와 소지품이 드러나는 상황에 당혹감을 표하고 있다.
선타임스는 "남부 국경지대에서 시카고로 보내지는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 수가 점점 더 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오헤어공항에서 지내고 있는 인원도 지난달 초 31명에서 현재 411명으로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 숫자는 시카고시가 처음 설정한 오헤어공항 수용 한계의 4배에 달한다.
시카고시는 "매일 쏟아져들어오는 이주민들을 감당하기가 어렵다"며 "이들의 거처를 추가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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