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칠곡·대전, 다음은 어디?…때아닌 ‘강도의 부활’ 왜

평택 환전소·대전신협 등 외국민, 수천만원 갈취 후 해외 도주
얼굴가림·도주수단 방법 2회 등 치밀·계획…경찰, 인터폴 공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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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대전=뉴스1) 유재규 기자 = 최근 전국 곳곳에서 일어난 강도범죄와 관련해 신속한 검거가 이뤄질 수 없다는 한계로 인해 비슷한 범죄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평택경찰서는 환전소에서 8000만달러(한화 약 1000만원) 상당 현금을 훔쳐 달아난 A씨(34·타지키스탄 국적)와 B씨(34·타지키스탄 국적)에 대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 8월30일 오전 11시55분께 평택시 신장동 소재 한 환전소에서 약 1000만원 상당 현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다. A씨는 이튿날 오전 1시40분께 인천공항에서 검거됐지만 B씨는 범행당일 오후 4시35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출국, 도피했다.

탑승수속 등 이들의 출국범행을 용이하게 도운 또다른 타지키스탄 국적 3명도 인천공항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A씨를 특수강도 및 절도 등의 혐의로, B씨의 출국을 도운 타지키스탄인 3명을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각각 조사 중이다.

같은 달 18일 대전 서구 관저동 소재 금융기관인 신협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의 용의자 C씨(40대·베트남 국적)도 사건발생, 사흘 만에 베트남으로 출국해 도피했다.

대전경찰청은 C씨가 당시 헬멧을 착용한 채 소화기를 뿌리며 신협 내부로 진입, 여직원을 흉기로 위협해 현금 약 39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C씨의 범행에 현재까지 공범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칠곡에서도 대낮 새마을금고에 마스크를 쓰고 들어가 흉기로 직원을 위협해 현금을 털어 달아났던 강도가 3시간 40여분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칠곡경찰서는 특수강도 혐의로 A씨(49)를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후 4시 20분쯤 경북 칠곡군 석적읍의 한 새마을금고에 등산용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들어가 등산용 흉기로 직원을 위협한 뒤 현금 203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강도 사건 피의자들 모두 '얼굴 가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평택 환전소 사건의 경우는 마스크와 모자를, 대전신협 사건의 경우는 헬멧을 각각 착용해 피의자들이 범행을 실행했다.

또 차량 2대를 번갈아 이용한 평택 환전소 피의자들과 오토바이 사용 후 승용차로 갈아탄 대전신협 피의자들 모두 도주를 위한 이동수단을 2번 바꿔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범행 후, 검거까지 신속히 이뤄질 수 없다는 한계가 발생하게 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얼굴을 가렸다는 것 자체부터 큰 한계점이다"라며 "그들의 인상착의를 구분하면서 동시에 이들이 범행에 사용했던 차량과 오토바이 등 차적조회도 병행해 이뤄져야 하는데 이것마저 이들의 소유가 아니라면 더더욱 추적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이 CCTV를 통해 동선을 추적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1~2시간 내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한계다"라며 "범행 후, 해외로 출국할 지 또는 국내로 도주경로를 바꿀지 혹은 해외출국 시점을 1~2일 뒤로 미룬다는지 등의 상황도 알 수 없다는 점도 수사를 난항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대전 신협 강도 용의자가 범행 이틀 뒤 베트남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용의자 출국 사실을 파악한 뒤에야 신원을 특정해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은 피해 신협 지점 모습. /뉴스1

특히 외국인 강도사건의 피의자들이 벌인 범행은 꽤나 치밀하고 계획적인 것으로 보인다.

오 교수는 이에 "추정컨데 국내로 들어와 한국의 실정을 어느정도 파악한 듯으로 보이는 각 사건의 피의자들은 몇 개월 또는 장기간 한국에 거주했을 것으로 본다"며 "평택 환전소 사건의 경우, 해외로 도주한 1명은 사건발생 후인 4시간30여분 만에 국내를 떴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피해를 줄이도록 당국에서 신경을 써야할 수 밖에 없는 상황뿐"이라며 "이러한 유사범행이 지속된다면 해당 범죄 사례들이 모델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경찰은 해외로 도피한 피의자들에 대해 국제형사기구(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