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레드’가 추억의 옛날 매운맛? 신라면 맵기 변화 기록 확인해보니…
일반 신라면 2900SHU → 3400SHU 오히려 상향
더레드는 7500SHU로 倍 이상
“강한 자극 익숙해져 더 강한 자극 찾는 심리”
“초딩때 먹던 그 맛이 돌아왔다.”
농심이 매운 맛을 대폭 강화해 지난달 출시한 한정판 ‘신라면 더 레드’를 두고 일부 ‘맛 유튜버’ 등은 “옛날 신라면 맛”이란 평가를 냈고, 많은 네티즌이 이에 동의했다. ‘일반 신라면의 맵기가 옛날보다 덜해졌다’는 의미였다. 사실일까.
신라면 더 레드는 현재 판매 중인 신라면에 후첨 양념분말을 추가하고 건더기는 표고버섯과 청경채 양을 늘려 더 맵고 깊은 국물 맛을 낸 제품이다. 매운맛 측정 기준인 스코빌지수는 7500SHU로 기존 신라면의 2배 이상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신라면 더 레드가 기존 제품보다 매운맛과 감칠맛이 강해 맛있다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옛날 신라면 맛이 난다’는 표현이다. 온라인커뮤니티 루리웹에는 “2005년쯤 부모님이 끓여준 그 맛이다. 어릴 때 매워서 후후 불어 먹었던 기억이 그대로 재현됐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유튜브 채널 ‘흑백리뷰’도 “신라면에 청양고추 반개, 미원 한 꼬집 넣은 맛이다. 옛날 신라면 맛”이라고 평가했다. 이 영상에는 “옛날 맛이 그리웠는데 반갑다” “끓이기 시작하니 그 옛날 신라면 향이 난다. 특유의 매운 표고버섯향” 같은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1990년대 혹은 2000년대 초반 유통되던 신라면 맛과 비슷하단 반응이 많았다.
일반 신라면은 옛날이 더 매웠을까.
농심 측은 “수십년간 근본적인 맛의 변화를 주는 시도는 해온 적이 없다”며 “오히려 수년전보다는 지금이 더 맵다”고 했다. 신라면 스코빌지수(매운 맛 평가 단위)는 2017년 이전 2900SHU 정도였던 것이 지금은 3400SHU로 오히려 매워졌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제품 개선은 하고 있지만 전면 리뉴얼은 하지 않았다”며 “신라면 스프에 들어가는 농산물들이 작황에 따라 맛이 달라지면 다른 원료의 배합을 조절해 전체 맛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올해 수확한 고추 맵기가 덜 맵다면 다른 원료로 매운 맛을 보완한다는 것이다.
화학조미료인 MSG를 뺀 시점부터 라면 맛이 변했다는 의견도 있다. 농심은 2007년부터 전 제품에서 화학 조미료인 L-글루타민산나트륨(MSG) 사용을 중단했었다. 이에 대해 농심 측은 “MSG 대신 버섯, 소고기, 멸치 등 해조류를 활용해 신라면 고유의 풍미를 이어가고 있다”며 “사실 MSG도 사탕수수에서 유래한 천연성분”이라고 했다.
네티즌들이 그리워하는 신라면 옛날 맛의 정체는 무엇일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조선닷컴에 “인간은 맛에 대한 기억을 추론하는 경향이 크다”며 “‘엄마가 끓여준 된장국 같다’는 말은 된장국 맛이 정말 똑같아서라기보단 과거 경험이나 기분을 떠올리는 것”이라고 했다. 신라면이 자극적이라고 느꼈던 사람이, 현재 신라면 더레드를 먹고 ‘자극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면 ‘어릴 때 먹던 그 옛날 맛’이라고 추론한다는 설명이다. 곽 교수는 이어 “또 먼저 제품을 먹은 사람들이 ‘예전의 맛’이라고 얘기를 하게 되면, 이후 먹게 된 이들이 앞선 의견에 동조하는 경향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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