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소흘읍 두부공장 악취… 주민들 “못살겠다” [현장의 목소리]
슬러지 저장 ‘압롤박스’가 주범
市 "기준치 이하 행정처분 불가"
“시도 때도 없이 내뿜는 악취로 신경쇠약에 걸릴 정도입니다.”
1일 오후 2시20분께 포천시 소흘읍 한 두부공장 앞. 인근에서 타일공장을 운영 중인 고흥규 대표(64)는 한숨만 내쉬었다. 두부공장 뒤편에서 미용재료공장을 운영 중인 노태형 대표(58)도 “냄새가 진동해 창문도 열 수 없고, 고객들도 돌아가고 있어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포천시 소흘읍의 한 두부공장에서 배출되는 악취로 인근 공장주 등 소상공인과 주민들이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이 악취로 고통을 겪는 건 1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변에 숲이 많고 주로 공장과 주유소, 운전면허학원 등이 위치한 가운데 두부 공장이 부산물 찌꺼기를 처리하면서 악취를 발생시켰다.
악취가 심해지자 인근 공장주와 주민들은 하수구와 정화조 등을 청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두부공장이 진원지임이 밝혀졌고 민원까지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고흥규 대표는 “악취 원인을 두부를 만들고 남은 슬러지를 모아 저장하는 일명 ‘암롤박스’로 지목하고 개선을 요구했지만 차일피일 미뤄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시청과 이장 등에게 악취 해결을 위한 협조와 항의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고 대표 가족도 세탁한 옷을 건조하는 사이 냄새가 의류에 배어 사라지지 않고, 방 안과 주차해 둔 자동차까지 악취가 들어차 견디기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
주변 주유소에서 주유업무를 하는 박문수씨(70)도 “일을 마치고 주유소에 마련된 숙소에서 잠을 청하려 하면 썩은 냄새가 날아와 밤잠을 이루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부공장 측은 어느 정도 부산물이 모아져야 반출이 가능하고 저장 장소의 지상 통기구 설치, 악취저감장치 설치 등의 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두부공장 A대표는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완벽한 환경시설 투자에는 경영여건상 한계가 있다. 슬러지통을 새로 제작해 빠른 시일 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악취 민원이 제기돼 수차례 현장을 찾았다. 전문기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기준치 이하로 나와 당장 행정처분과 시설 개선 등을 강제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순운기자 hhsw889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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