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엔 뭐 먹지?…순천으로 미식여행 떠나요

보양식 최강자 낙지탕탕이·고소한 전어구이 등 먹거리 풍성

세발낙지탕탕이. 순천시청 제공

순천=김대우 기자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들녘에선 오곡이 무르익고 바다에선 해산물이 통통하게 살이 올라 기름지고 맛있어지는 시기다. 이맘 때 전남 순천에 가면 한 여름 무더위에 뚝 떨어진 입맛을 돋우는 풍성한 가을 밥상을 맛볼 수 있다.

순천의 가을 대표 먹거리는 9월부터 이듬해 2월이 제철인 보양식의 최강자 낙지다. 특히 순천만 갯벌에서 자란 낙지는 그 맛과 영양이 탁월하다. 다리가 가늘고 부드러워 ‘세발’이라 불리는 낙지들만 잘게 잘라 채 썬 오이와 다진 마늘, 참기름을 두른 세발낙지탕탕이는 순천 식도락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맛이다. 특제 육수에 불고기와 낙지로 궁합 맞춘 불낙전골, 수제 양념소스를 바른 낙지를 나무 꼬챙이에 돌돌 말아 약한 불에서 구워낸 낙지호롱도 별미다.

전어구이. 순천시청 제공

순천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가을 맛은 새우와 전어다. 매년 이맘때면 왕새우 직매장이라 이름 붙인 새우 전문점들이 일제히 문을 연다. 냄비에 굵은 소금을 깔고 익혀낸 왕새우소금구이를 비롯해 후식으로 먹는 칼국수와 라면에도 왕새우를 넣어주는 순천의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

가을 대표 생선인 전어는 뼈째 썰어 회로 먹기에 좋다. 새콤달콤한 전어 회무침과 ‘깨가 서 말’이라는 머리부터 통째로 먹는 고소한 전어구이도 꼭 맛봐야한다. 순천 식도락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이색적인 먹거리도 있다. 과거 어부들이 그물에 걸리면 바로 버렸다고 알려진 못생긴 생선 ‘대갱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망둑엇과 이 물고기의 정식명칭은 ‘개소겡’이지만 순천에선 ‘은지구’란 이름이 더 친숙하다. 미꾸라지 대신 끓여 먹는 가정식 보양탕으로 어부들의 밥상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음식이지만 요즘은 건강하고 담백한 맛에 반해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다.

봄이 제철이지만 9월부터 살이 올라 가을에도 맛있는 주꾸미 요리와 순천 중앙시장 골목의 오래된 노포에서 끓여내는 곱창전골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순천의 맛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올가을은 먹거리 풍부한 정원의 도시 순천에서 가을 미식 여행을 즐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낙지호롱. 순천시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