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쿵쿵 뛰어도 되는 1층으로 이사가요” 15층보다 1억 비싼 1층 [부동산360]
e편한세상 상도노빌리티, 올해 1층 가격 가장 높아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외부 소음, 벌레, 사생활 침해, 하수구 역류 등의 단점이 뚜렷해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던 아파트 1층이 최근에는 단점을 상쇄한 특화 설계 등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양상이다. 1층이 로열층보다 1억원 이상 비싸게 거래된 사례도 다수다. 또한 사실상 1층인 필로티(1층에 기둥을 세워 개방시킨 구조) 2층도 층간소음을 고려해 아이를 키우는 가구를 중심으로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상도동 대장주’로 꼽히는 ‘e편한세상 상도노빌리티’ 전용 84.97㎡ 1층 매물은 지난 6월 21일 14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같은 타입의 거래 건수는 14건인데 1층 거래가가 가장 높았다. 비슷한 시기에 거래됐던 15층 매물(13억원)보다 1억3000만원 높은 가격에 팔린 것이다. 지난 6월 10일 13억80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된 21층 매물 대비 5000만원 비싸게 거래됐다.
경기도 화성시 영천동 ‘동탄파크자이’ 전용 99.69㎡는 1층 매물이 지난 7월 7일 9억500만원에 팔렸는데 이 역시 같은 타입의 올해 최고가였다. 같은 달 말에 팔린 3층 매물 가격(7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1억4500만원 높은 가격이다.
이러한 거래 사례들은 통상 1층 매물이 다른 층 대비 적게는 몇 천만원, 많게는 수억원 저렴한 것과 대비된다. e편한세상 상도노빌리티와 동탄파크자이는 입주한 지 5년 된 신축 아파트로, 1층에 특화 설계가 적용돼 있어 이에 대한 수요가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편한세상 상도노빌리티는 1층 일부 가구에 개인 정원을 제공했고, 동탄파크자이도 1층 가구에 테라스가 포함된 설계를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몇 년 새 서울에는 1층에 복층형 펜트하우스를 둔 단지도 등장했다. 지난 2018년 입주한 광진구 구의동 ‘래미안파크스위트’는 854가구 중 2가구만이 전용 145㎡ 규모 펜트하우스 타입이다. 1층에 있어 거주자가 사용할 수 있는 단독 테라스가 포함돼 있고, 지하로 내려가면 스튜디오룸이 나오는 구조다. 해당 타입 매물은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30억 중반대 가격에 나와 있다.
1층의 위상이 이전보다 높아지면서 마니아층도 두터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1층과 톱층(꼭대기층)의 장단점을 비교하며 어느 층이 더 나은지 갑론을박을 벌이는 글이 종종 올라오기도 한다.
아파트 1층에 거주한 지 반 년 됐다는 A씨는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뛰지 말라고 잔소리하지 않아도 되는 게 좋고, 음식물쓰레기 버리러 갈 때나 급할 때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며 “화단도 높아 길거리에서 집 안이 보이고 그러지도 않는다. 단점들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1층 거주자 B씨는 “가족이 발망치가 심해 1층만 찾게 되는데 전반적으로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들어오니 벌레도 많지 않고 만족하며 지내고 있다”고 했다.
반면 겨울에 하수구 배관이 얼어 물이 역류할 가능성이 있고, 위층 대비 습하다는 단점이 있다. 나무에 가려 채광이 좋지 않고 소음이 크다는 점도 비선호 요소다. 특히나 구축 아파트에서 이러한 단점들이 더 부각되는 모습이다. 더욱이 로열층 대비 환금성이 낮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1층 거주 경험이 있는 C씨는 “가뜩이나 해가 잘 안 들어오는데 남들이 지나가며 볼까 봐 커튼을 마음 편히 열어둔 적이 없다”며 “밤에도 사람들이 아파트를 들락날락하는 소리에 엘리베이터 소리도 커서 못살겠다 싶었다”고 했다. D씨 또한 “층간소음에서 자유로운 것 빼고는 장점이 없다”며 “필로티 2층도 1층보다 사생활보호가 되긴 하지만 새벽에 밖에서 통화하는 소리, 담배냄새 등 불편한 점이 많다”고 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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