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장, 극단 성향 유튜버들의 파티장 됐다
“범죄자 새X는 감방에나 들어가라!” “니들은 방사능 회 X먹고 뒈X버려라!”
지난달 31일 오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 첫날 밤은 아수라장이었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이른바 ‘개딸’ 유튜버와 이 대표 구속을 주장하는 극단 성향 유튜버들이 주고받는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극단 유튜버들은 이 대표가 단식 중인 천막을 촬영하며 “야, 이재명!” 고함을 질러댔다. 이에 개딸 유튜버들은 이 대표를 호위하듯 겹겹으로 인(人)의 장막을 치고 휴대폰과 카메라를 치켜들었다.
이 대표는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도 미소를 지으며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그 역시 당 지도부와 함께 자신의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여기(천막)는 평화로워 보이는데 이 앞은 난리”라며 “국회 풍경 한번 잠시 보여드릴게요. 여러분이 출연할 기회”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 유튜브 카메라가 현장을 한 바퀴 돌아보며 이 난장판을 송출했다. ‘수퍼 블루문’이 뜬 이날, 국회 경내를 산책 중이던 한 시민은 “달구경 하러 왔는데 광기(狂氣)에 날뛰는 사람들에게 다칠까 봐 서둘러 집에 가는 중”이라고 했다.
유튜버들이 이 대표 단식장에 몰려온 이유는 조회 수가 나오기 때문이다. 한 유튜버는 ‘이재명 단식 김부선이 간다!’라는 제목을 달고 방송했다. 2016년 사건을 소재로 한 ‘낚시 방송’이었지만, 조회 수는 6만회를 넘었다. 친명 유튜브에선 “몸 상하시면 안 돼요” “우리도 같이 단식해요” 등 개딸들의 응원이 빗발쳤다. 정치권 관계자는 “저질 유튜브와 극단 정치가 한 몸이 된 한국 정치의 단면”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1일 이 대표를 향해 “체포 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방탄 단식’을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 친명 인사들이 “단식 철회 조건은 없다”(장경태·박성준)는 데 대해 당내에서조차 “대의명분이 없다” “황당한 단식” 같은 반응이 나왔다. 과거 거물 정치인들의 단식 투쟁은 정치범 석방 등 구체적인 조건을 내걸었는데, 이번엔 그런 것도 없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단식 천막 아래서 최고위를 열고 “단식 외에는 정권의 퇴행과 폭주를 막을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러워 전화를 했다”며 “건강을 잘 챙기기 바란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잘 견뎌내겠다”고 답했다고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전했다. 이날 저녁 국회에선 민주당 의원·당원·지지자 수백 명이 총집결한 촛불 집회가 열렸다. 일부는 ‘친일 매국노 용산 X차반 탄핵 꺼져 2(이)X끼야’라고 적힌 윤석열 대통령 비방 현수막까지 들고 나왔다.
이 대표는 밤 10시쯤까지 천막에서 김민석 정책위의장 등과 윤 대통령을 성토하는 장면을 유튜브로 생중계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을 ‘이 사람’으로 지칭하며 “이 사람이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어. 평생 실패를 안 해봐서 그런가” “낙선 안 해보면 거만해져서 세상이 안 무서운 거야” 같은 발언을 했다. 한 지지자는 이 대표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흐느끼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 소환 일정을 놓고 검찰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 측은 당초 오는 4일 출석해 오전에만 조사받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수원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전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고 했다. 수원지검의 ‘오전 조사’ 거부에 이 대표 측은 11~15일 중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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