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아들 김현철도 DJ 아들 김홍업도 이승만 기념관 추진위
한국 현대사의 아픈 매듭을 풀어나가려는 화해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추진 위원회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 박지만(65) EG 대표이사,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58)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김현철(64) 김영삼 대통령 기념재단 이사장, 김홍업(73)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이 참여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아들 4명이 아직 초대 대통령 기념관이 없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정파와 진영을 초월해 힘을 보태는 것이다.
이들의 부친이 과거 악연으로 얽혔던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행보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권 반대 투쟁에 앞장섰다가 가택연금과 사형선고 등 고초를 겪었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생의 라이벌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내란 혐의로 옥고를 치렀다. 이런 굴곡의 역사를 보고 자란 2세들이지만 아버지 대(代)의 반목과 갈등을 끊고 대한민국이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함께한다는 통합의 메시지를 보여줬다.
이 네 명은 올 2월 첫 식사 자리를 가진 뒤 메신저 단체 대화방을 개설하고 수시로 대화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돌아가며 밥값을 내 정기적인 식사 자리도 갖는다. 김홍업 이사장은 “사회를 위해 봉사할 방법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은 2019년 8월 광주광역시 국립 5·18 민주 묘지를 찾아 묘비 앞에 무릎 꿇고 참배했다. 노 이사장의 사죄는 5‧18과 관련해 ‘주요 책임자’로 지목된 인사들의 가족 중 처음이었다. 그는 5‧18 진압 과정에서 죽거나 다친 피해자 가족들의 모임인 ‘오월어머니집’에도 방문해 재차 사죄의 뜻을 전했다.
노 이사장은 “(아버지는) 항상 5·18 얘기가 나올 때마다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부분에 대해 마음 아파하셨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전립선암 수술 이후 투병하다 2021년 별세했다. 그는 “치유와 화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100번이고 1000번이고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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