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도서관] 연보랏빛 하늘 아래 새파란 바다로 풍덩… 그 섬에 가고 싶다
킨포크 아일랜드
존 번스 지음 | 송예슬 옮김 | 윌북 | 256쪽 | 3만3000원
스웨덴의 거장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은 발트해의 포뢰 섬을 “내밀하게 품고 상상해온 풍경, 나의 집”이라고 불렀다. 이 섬에서 그는 걸작 ‘페르소나’(1966)를 비롯, 영화 6편, TV시리즈 1편, 다큐멘터리 2편을 찍었다. 부연 안개가 깔린 바닷가엔 석회암 기둥이 전설 속 트롤처럼 구부정하게 서 있고, 헛간 영화관에선 베리만의 영화를 상영한다.
한 장 한 장 작품처럼 세련된 풍경 사진과 정갈한 번역의 여행기가 오감을 활짝 열어 주는 책. ‘탈출’, ‘탐험’, ‘쉼’의 3부로 나눠 각 6곳씩 섬 18곳을 찾아간다. 이 매혹적인 섬들의 미로를 거닐다 보면, 누구나 마음에 자기만의 작은 섬 하나쯤은 품게 될 것이다.
한 장 한 장 작품처럼 세련된 풍경 사진과 정갈한 번역의 여행기가 오감을 활짝 열어 준다. 아라비아해 소코트라섬의 연보랏빛 하늘 아래엔 피처럼 진홍색의 수액을 흘리는 용혈수가 서 있고, 쿠바 비냘레스 골짜기 마을에서는 유쾌하고 수다스러운 현지 주민들이 직접 딴 농산물로 만든 음식들을 만난다.
번잡한 미국 도시 로스앤젤레스의 바닷가에는 방목된 들소가 느릿느릿 풀을 뜯고, 잔지바르의 구불구불한 골목길엔 힌두교 사원과 중세 페르시아 목욕탕, 산호색 석조 저택과 낡아 부서진 궁전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우리 남해 청산도의 느긋한 해변이나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난 지중해의 모래사장이 손끝과 발아래 서걱서걱 만져질 듯하고, 핀란드 우퇴섬의 훈제 생선 냄새와 코르시카섬 시트러스 숲의 레몬 향은 마비됐던 미뢰(味蕾)를 흔들어 깨우는 것 같다.
저자는 12년 전 미국 포틀랜드에서 시작돼 지금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펴내고 있는 슬로 라이프스타일 잡지 킨포크의 편집장. 떠나고 싶어질 독자를 위해, 현지 정보와 여행 일정 정보도 촘촘히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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