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의 귀여움 뒤엔 멸종 위기 현실 가려져
“귀여운 캐릭터 뒤에 가려진 동물의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황정삼(31)씨는 3년 차 수의사다. 최근 낸 책 ‘귀여움을 뚫고 나온 친구들’(궁리)에서 그는 ’자이언트 펭TV’의 인기 캐릭터 ‘펭수’(황제펭귄), 네이버웹툰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에 등장하는 ‘김애용’(고양이) 등의 캐릭터를 분석한다. 펭수가 남극에서 인천까지 헤엄칠 수 있게 만든 신체 구조 등 대중이 궁금할 만한 지점에 주목했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캐릭터 분석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황제펭귄이나 코끼리 같은 캐릭터들이 실은 멸종 위기에 처한 경우가 많았어요. 멸종 위기 동물에 대해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죠.”
수의사로서의 고민도 담았다. 매일 귀여운 환자들을 만나지만, 조금 방심하면 동물의 배설물이 몸에 묻기 일쑤다. 해를 거듭해도 동물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 다른 오해는 모든 동물에 대해 잘 알 거라는 것. “특수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병원이 아닌 이상, 동물병원엔 개나 고양이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책을 쓰기 위해 저도 공부를 해야 했어요.”
그는 온라인과 유튜브 등에 ‘수의사가 보는 동물 캐릭터’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지금까지 100개 넘는 캐릭터를 분석했는데, 책에는 극히 일부만 나왔어요. 더 많은 캐릭터들이 책으로 나와서, 멸종 위기 동물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푸바오도 멸종 위기 동물이라는 걸 잘 모르시는데, 독자들이 그걸 아는 것만으로도 실질적인 변화가 생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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