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수입 다 감소 ‘불황형 흑자’ 지속
8월 무역수지가 8억7000만 달러(1조1531억원) 흑자를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8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 모습이다. 수출은 11개월 연속 뒷걸음질을 이어갔다. 다만 전달보다는 감소 폭이 줄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18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다. 수입액은 510억 달러로 같은 기간 22.8% 줄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8월 한 달간 무역수지는 8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6월 무역수지(11억3000만 달러)가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뒤 석 달째 ‘플러스’(+) 행진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하반기 반등을 기대했던 수출이 여전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8월 수출액(518억7000만 달러)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 줄었는데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21%)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석유제품(-35%)·석유화학(-12%) 제품의 수출 단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지난해 8월 수출이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컸다. 자동차(29%)·선박(35%)·가전(12%) 등 6개 품목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8월 실적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14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대(對)미국(2%), 유럽연합(3%), 중동(7%) 등지가 플러스로 전환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에선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이 대폭 증가했다. 중국과 아세안(ASEAN)은 각각 20%, 11% 감소했다.
수입의 경우 유가 하락에 따라 원유(-40%)·가스(-46%)·석탄(-42%) 등 에너지 수입이 42% 감소한 영향이 컸다. 비에너지 수입도 15.3% 줄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하반기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되더라도 실제 질적으로 수출 추세가 반전됐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연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된 부분이 있다.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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