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반대 스타일에 끌린다고?…남녀 수백만쌍 분석해보니

안경애 2023. 9. 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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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과 정반대 스타일의 이성에게 끌린다는 게 일반적인 통념이다.

사람들은 실제로 자신과 반대 되는 사람이 아니라 비슷한 사람에게 끌린다는 것.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학 행동유전학연구소 연구팀은 수백만쌍의 남녀 커플을 대상으로 130종류 이상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 8월 31일자(현지시간)에 실었다.

이 연구는 인간관계뿐 아니라 유전학 연구에서도 시사점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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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종교부터 IQ까지 커플간 상관관계 높아
흡연·음주·약물부터 모유수유 여부까지 닮아
사진=듀오
남녀 커플 특성 상관관계 분석 결과 <자료:콜로라도 볼더대학>

사람들은 자신과 정반대 스타일의 이성에게 끌린다는 게 일반적인 통념이다.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메커니즘 때문이라고 추측해 왔다.

그런데 이를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람들은 실제로 자신과 반대 되는 사람이 아니라 비슷한 사람에게 끌린다는 것.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학 행동유전학연구소 연구팀은 수백만쌍의 남녀 커플을 대상으로 130종류 이상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 8월 31일자(현지시간)에 실었다.

연구결과 전체 분석 특성의 82~88%는 파트너끼리 비슷한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의 특성만 파트너끼리 다른 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는 인간관계뿐 아니라 유전학 연구에서도 시사점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매튜 켈러 콜로라도 볼더대학 행동유전학연구소 디렉터는 "유전학의 많은 모델은 인간의 짝짓기가 무작위적이라고 가정하지만 이 연구는 그 가정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과거에 이뤄진 연구내용을 분석해 수백만 명의 결혼·약혼·동거 커플을 대상으로 22가지의 특성을 연구했다. 또 영국 바이오뱅크의 데이터를 이용해 영국 내 약 8만쌍의 이성 커플을 대상으로 133가지 특성을 연구했다.

그 결과 두가지 분석 모두에서 남녀 커플이 정치적·종교적 태도, 교육 수준, 심지어 IQ까지 높은 상관관계를 보임을 확인했다.

0은 상관관계가 없고 1은 커플이 해당 특성을 공유한다고 했을 때, 정치적 가치에 대한 상관관계는 0.58이었다.

약물 사용과 관련된 특성도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흡연이나 음주를 많이 하는 이들이나 절대금주자들도 비슷한 성향의 사람과 파트너가 되는 경향이 강했다.

이에 비해 키, 몸무게, 건강 상태, 성격 같은 특성은 상관관계가 훨씬 낮았지만 여전히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다만 외향성 같은 일부 특성은 상관관계가 전혀 없었다.

논문 제1저자인 타나 호르비츠 박사과정생은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을 좋아한다거나 외향적인 사람이 다른 외향적인 사람을 좋아한다는 이론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이는 동전 던지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정반대 성향에 끌리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메타 분석에서 연구진은 반대가 끌리는 특성에 대해 설득력 있는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영국 바이오뱅크 샘플에서는 낮은 음의 상관관계가 있는 몇 가지 특성을 발견했는데, 아침형 인간인지 올빼미형 인간인지, 걱정하는 경향, 청각 장애 등이 포함됐다.

가장 비슷할 가능성이 높은 특성은 당연히 출생 연도였지만, 커플들은 성 파트너가 몇 명인지, 어렸을 때 모유 수유를 받았는지 같은 특성도 어느 정도 양의 상관 관계를 보였다.

호르비츠는 "이러한 연구 결과는 우리가 인간관계에 대해 선택권이 있다고 느끼는 속에서도 우리가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는 메커니즘이 뒤에서 작용하고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유유상종 만남이 이어질 경우 키부터 교육수준, 사회경제적 수준까지 사람들간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부부의 특성이 닮은 것은 같은 지역에서 살고 생활을 함께 하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어떤 부부들은 오래 함께 할수록 더 닮아가기도 한다. 한편 연구진은 커플간 특성 상관관계의 강도가 인구 집단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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