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 선배가 후배들을 생각하는…” 공룡군단 33세 미우새 환골탈태, 뒤늦게 알려진 ‘그날의 선행’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건우 선배가 팀을 생각하고 후배를 생각하는 부분이…”
NC 외야수 박건우(33)는 7월3일 수원 KT전 막판 박빙승부서 벤치에 교체를 요청했다가 다음날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개인성적 혹은 건강의 이상 등 일반적인 이유가 아니었다. 강인권 감독은 7월5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당시 박건우의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건 알고 있었지만, 경기에 빠질 몸 상태는 아니었다고 암시했다.
즉, 박건우의 교체요청이 ‘원팀 정신’ 훼손이었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하고 싶었다. 이후 박건우는 강인권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선수단에 사과했고, 올스타브레이크를 마치고 7월21일 대전 한화전서 복귀했다. 그 사이 부산 올스타전서 1루에 출루한 뒤 1루 코치로 나선 강 감독에게 ‘90도 인사’로 장비를 전달하는 퍼포먼스가 화제가 됐다.
그렇게 박건우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후 강인권 감독은 지난달 30일 광주 KIA전이 우천취소 된 뒤 박건우 관련 질문을 받았다. 박건우 사태 이후 팀 분위기의 변화를 감지했는지에 대해 멋쩍게 웃으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선수단 분위기를 속속들이 볼 수는 없어서. 선수들에겐 동요하지 말라는 얘긴 했다. 누구의 잘잘못은 아니니까”라고 했다.
강 감독은 박건우의 복귀 직후 대전에서 “박건우 정도의 선수라면 팬들에게 사랑받아야 하고, 선수들에게 존경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팀보다 위대한 개인이 없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고, 나아가 야구계에 선한 영향력을 미쳐야 한다는 얘기였다. 6년 100억원 FA 계약자다. 당연한 의무다.
강 감독은 지난달 30일 광주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메시지를 주기 위한 행동이었다. 박건우가 다시 와서 크게 달라진 건 아니다. 하던대로 한다. 단, 선수들이 다시 (박건우를)받아줬다면 감독으로선 고맙게 생각할 일”이라고 했다.
이후 박건우는 성실하게 경기를 소화한다. 올 시즌 99경기서 360타수 110안타 타율 0.306 9홈런 61타점 55득점 7도루 OPS 0.856 득점권타율 0.294. NC 국가대표급 외야와 상위타선의 핵심으로서, 이름값을 한다. 1일 대구 삼성전서도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박건우가 선수들에게 따로 고마움을 표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NC 홍보팀에 따르면, 박건우는 7월 중순 개인적으로 선수단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약 1500만원 상당의 에너지젤 식품을 선수단에 선물했다.
7월 중순이라면, 결국 후반기 시작 전후다. 박건우는 올스타전을 마치고 1군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한 뒤 대전으로 이동했다. 정황상 이때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후반기 개막 직후로 보인다.
정확한 시기가 중요한 건 아니다. 박건우의 진심이 구성원들에게 닿았다는 게 중요하다. 박건우는 구단을 통해 “체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팀원 전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개인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는 제품(아미노바이탈: 아미노산 서플리먼트 제품으로 근육의 피로도 감소와 빠른 회복을 돕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짐)을 팀원들과 함께 나누기로 결정했다. 경기력에 도움되는 제품을 나 혼자 먹는 것보다 팀원전체가 함께 섭취해 경기에 승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후배 서호철은 감동했다. “박건우 선배가 팀을 생각하고 후배를 생각하는 부분이 너무 감사하다. 이러한 부분이 경기를 준비하고 그라운드에서 플레이하는데 심리적으로 크게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박건우는 정말 환골탈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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