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이어 인니로…구광모 LG 회장, '미래 준비' 보폭 넓힌다

이성락 2023. 9. 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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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인도네시아 BRT 참석 예정
인니 추진 사업·투자 전략 점검할 듯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다음 주 인도네시아 출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조만간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다. 미국과 캐나다 방문 이후 약 보름 만에 다시 출장길에 오르는 것으로, 이를 통해 '미래 준비' 행보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다음 주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방문에 맞춰 인도네시아를 찾을 예정이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일정은 오는 7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하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 참석이다. 행사에는 구광모 회장뿐만 아니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다수의 재계 총수가 참석한다.

기업 입장에서 인구 2억 명이 넘는 대국이자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는 중요한 전략 시장이다. 경제 규모 면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고, 풍부한 노동력과 항만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기업들은 일찌감치 인도네시아를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시장 개척, 생산 거점 마련에 공을 들였다. LG그룹도 마찬가지다. LG그룹은 지난 1990년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생산하는 합작 공장을 설립하며 인도네시아에 처음 발을 들인 후, 주요 계열사들을 차례로 진출시켰다.

LG전자는 1996년 인도네시아에 종합전자생산기지를 준공하며 인도네시아를 아시아권 생산기지로 낙점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서부에 있는 찌비뚱에서 TV, 모니터, 사이니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자카르타 북서쪽 땅그랑 지역에서는 냉장고 등을 생산 중이다. 최근에는 찌비뚱 TV 공장 인근에 인도네시아 R&D센터를 추가 설립, 연구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현지 완결형 생산체제'를 갖췄다.

구광모 회장이 직접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할 필요성이 충분한 곳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LG전자가 지난해 아시아 시장에서 7조8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매년 1조 원가량 매출 증가를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아시아권 거점 생산기지로서 인도네시아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LG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글로벌 현장 경영을 강화하며 미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캐나다 토론토 LG전자 AI 랩을 방문해 경영진과 AI 전략을 논의하는 구광모 회장. /LG그룹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최근 구광모 회장이 주요 사업의 경영 전략을 적극 점검하고 있어서다. 구광모 회장은 마곡 LG AI연구원, 오송 LG화학 생명과학 공장, 마곡 LG화학 R&D 연구소, 청주 LG화학 양극재 공장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미래 준비 행보를 가속화했고, 지난달 21일부터 나흘 동안은 미국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보스턴 법인과 캐나다 토론토의 LG전자 AI랩 등을 방문해 미래 사업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했다. LG그룹은 미국, 캐나다 출장과 관련해 "구광모 회장이 수년간 이어온 미래 준비 행보를 글로벌로 확장해 나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행보를 고려했을 때 인도네시아에서도 '미래 준비' 보폭을 넓힐 가능성이 크다. 주요 사업들을 글로벌 톱 수준으로 육성해 미래 산업을 선도하려는 구광모 회장은 새 먹거리이자, 현재는 주력 사업으로 성장한 배터리를 집중적으로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생태계 조성, 투자 확대 방안 등을 현지 기업인들과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그룹과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에 배터리셀 공장을 짓고 있다. 완공을 앞둔 배터리셀 합작 공장은 2024년 상반기 중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할 예정으로, 전기차 배터리 15만 대분 이상인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공장은 향후 전기차 시장 규모를 고려, 30GWh까지 생산 능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신(新)수도 스마트시티 사업도 유력한 점검 대상이다. 해당 사업을 맡고 있는 LG CNS는 행정 수도 누산타라의 스마트시티 콘셉트 설계, 디지털 전환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서비스 구현 등에 참여하고 있다. LG는 이 사업이 스마트시티 해외 수출의 성공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구광모 회장이 구체적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어떠한 현장 일정을 소화할지 공개되지 않았다. LG그룹 관계자는 "BRT 외 별도 일정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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