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위험했구나” 가을 뱀 비상, 응급실행 연 2200명…물림 대처법은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2023. 9. 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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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움직임 최소화해야”
살모사.[사진 = 국립공원관리공단, 연합뉴스]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선선해지면서 주말 산행을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드는 이 시기에 뱀에게 물리는 사고가 잦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산백병원 응급의학과 전우찬 교수 연구팀은 2014∼2019년 전국의 응급실 진료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뱀에게 물려 응급 치료를 받은 환자가 총 1만3072명(연평균 2178명)으로 집계됐다.

뱀에게 물려 응급실에 온 환자 중 58.4%(7644명)가 평균 5일 이상의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2명은 치료 중에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절별로 봄부터 뱀물림 사고가 늘어나기 시작해 7월, 8월, 9월에 가장 많았으며 이후 10월부터 감소 추세를 보였다. 중증 환자의 성비는 여성이 15.5%로, 남성(9.7%)보다 높았다.

전우찬 교수는 “국내에 서식하는 뱀은 대략 14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중 독이 있는 뱀은 살모사, 쇠살모사, 까치살모사, 유혈목이 4종이 꼽힌다”면서 “보통 응급실에 오는 뱀물림 사고는 쇠살모사(27.1%), 살모사(22.6%), 까치살모사(9.6%) 순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쇠살모사와 까치살모사는 우리나라에서 주로 산비탈, 고지대에 서식하고, 살모사는 비교적 경작지가 많은 지역에서 출몰이 잦다. 반면 남쪽 지방에 개체수가 많은 유혈목이는 논과 밭 등에서 물림 사고가 많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뱀독 성분은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작용해 부종, 혈액응고기능장애, 조직의 괴사, 신경독성을 유발한다. 하지만 뱀이 서식하는 지역, 물림 사고가 발생한 계절, 뱀이 섭취하는 먹이 등에 따라 독성에 차이가 있다.

뱀물림 사고를 당했을 때 최선의 응급처치는 환자를 안심시키고 물린 부위는 물론 전신을 움직이지 않게 해 병원으로 빠르게 이송하는 것이다.

전 교수는 “뱀에게 물렸다면 물린 부위 근처가 부어오를 수 있는 만큼 모든 액세서리를 제거하고 깨끗한 물로 세척한 후 증상이 없더라도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면서 “이 과정에서 물린 자국 주변의 부종 양상을 펜을 이용해 30분 간격으로 표시하면 의료진이 독성 증상의 진행 속도를 확인하기 쉽다”고 말했다. 만약 가능한 상황이라면 사고 당시 뱀의 생김새를 기억해두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뱀에게 물린 환자는 무증상이더라도 12시간 동안은 증상 관찰이 필요하다. 대개 뱀에게 물린 자국만 있고 뱀독이 주입되지 않은 ‘무독성 뱀물림’은 전체의 약 20%를 차지한다.

전 교수는 “만약 무증상이다가 물린 부위에 통증이 동반하는 경우에는 뱀독이 주입됐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즉시 병원에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뱀에게 물린 직후 상처 부위를 째 독을 빨아들이는 건 뱀독 제거에 효과가 없다는 게 의료진의 지적이다.

전 교수는 “이런 처치는 오히려 감염과 이차중독의 위험이 있어 시행하면 안 된다”면서 “얼음찜질이나 냉동요법, 전기치료 등도 물린 부분의 손상을 가중하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혈의 경우도 손가락 한 개가 들어갈 정도로 압박붕대를 감아줘야 하지만, 오히려 너무 강하게 조이면 동맥혈관의 혈류 흐름을 막아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일반인들의 응급조치로는 권장하지 않는다.

응급실에서는 체내로 뱀독이 주입됐고, 증상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환자에게 뱀독의 독성을 중화하는 항체가 들어간 항뱀독소(해독제)를 투여하는 게 일반적이다.

전 교수는 “물린 부위에 괴사나 구획증후군의 위험이 있거나 혈액학적 이상 소견과 전신 중독 소견이 보이면 항뱀독소를 투여한다”면서 “가능한 사고 이후 3시간 이내에 항뱀독소를 투여해야 뱀 독성으로 인한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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