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섭의 내로남불] 정의는 복수가 아니라면서… 정의의 여신 부르짖은 조국

임재섭 2023. 9. 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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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저서 '디케의 눈물'을 SNS에 홍보했다.

지난 29일 카드뉴스 형태의 게시물에서 그는 "2023년 6월 12일 교수직을 파면당했다"면서 "지난 3년간 집안 전체가 풍비박산이 났으며 등에 박힌 화살을 뽑을 틈도 없이 또다른 화살이 날아와 내가슴에 박혔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입장에서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가 다른나라에 피해도 입히지 않고 자신들도 안전한 정의로운 일이라고 주장한다면, 민주당은 받아들일 수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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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해 감옥보낸 검찰에 기수파괴까지 했던 文정부…되려 "권력·돈·편견·선입견 휘둘리지않는 정의의 여신 어딨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제공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최근 자신의 저서 '디케의 눈물'을 SNS에 홍보했다. 지난 29일 카드뉴스 형태의 게시물에서 그는 "2023년 6월 12일 교수직을 파면당했다"면서 "지난 3년간 집안 전체가 풍비박산이 났으며 등에 박힌 화살을 뽑을 틈도 없이 또다른 화살이 날아와 내가슴에 박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의의 여신 디케는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가 아니다"라면서 "권력, 돈, 편견, 선입견에 휘둘리지 않는 정의의 여신은 어디 있는가"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의 이 책은 '대한검국에 맞선 조국의 호소'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다. 정의에 따른 판결이 아닌 검찰에 의해 억울하게 피해자가 됐다는 뉘앙스가 읽힌다. 그는 "나는 이제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도, 법무부장관도 아닌, 한 명의 시민"이라며 "만신창이가 된 신세이지만 국민 여러분께 상소를 올린다는 마음으로 이 글을 다듬었다"고 했다. 이후 조 전 장관은 매일 하루에 1번 꼴로 신간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시계를 돌이켜보면 문재인 정권 시작 전부터 검찰을 비롯한 사법부는 이미 보수의 편이 아니었다.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탄핵을 선고했고, 검찰이 수사하고 법원이 판단하는 과정을 거쳐 박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수감될 수 있었다. 여기에 애당초 민주당은 검찰이 권력의 시녀가 아니라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보수의 편을 들지 않고 민주당과도 딱히 친해보이지는 않는 사법부. 문재인 정부가 그간 말해온 사법부와 정확히 일치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그런 사법부, 특히 검찰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급기야 '기수파괴' 논란까지 끌어안으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발탁했다. 윤 검찰총장에게는 "검찰개혁의 적임자"라는 칭호를 붙이며 검찰에 날을 세웠고, 다만 문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는 말로 균형을 맞췄다. 후에 이런 균형은 윤 검찰총장이 조 전 장관을 수사하고, 여권이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시금 깨지게 된다.

여기까지 과정에서 정의를 언급할 부분은 많지 않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검찰 개혁 자체가 정의'라고 주장해 볼수도 있겠지만, 주어에 따라 달라지는 정의라면 반쪽짜리 정의다. 북한의 핵 보유를 북한의 입장에서 볼때 정의라며 인정해 줄 수 있을까. 또 일본 입장에서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가 다른나라에 피해도 입히지 않고 자신들도 안전한 정의로운 일이라고 주장한다면, 민주당은 받아들일 수있나.

오히려 진보진영의 검찰을 바라보는 시각은 '편견'이나 '선입견', 그리고 '복수'이라는 키워드를 넣으면 설명이 되는 부분이 많다. 진보정권인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모두 강도높은 검찰개혁을 추진했다. DJ정부에서는 호남 출신 검사를 중용하고 특별검사제를 도입했으나 첫 특검이 1999년 '옷로비 사건'이 되면서 검찰개혁은 더이상 추진되지 않았다. 참여정부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사들의 대화 등을 진행하고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는 등 검찰개혁을 위해 애썼으나 성공하지 못한 개혁이라는 평가가 많다. 검찰이 지난 두 정권의 개혁시도를 가로막은 것으로 볼 여지 또한 많은 셈이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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