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이승만 아들의 4·19 묘역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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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의 148번째 생일이던 지난 3월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이 전 대통령 묘역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50여명의 노신사들이 모였다.
20대 대학생 시절인 1960년 "독재자 이승만은 물러나라"고 외쳤던 4·19혁명 주역들이 이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이 전 대통령의 양자인 이인수 박사는 어제 서울 강북구 4·19혁명 희생자 묘역을 방문해 참배하고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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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이 전 대통령 유족이 4·19 희생자들을 찾아 머리를 숙였다. 이 전 대통령의 양자인 이인수 박사는 어제 서울 강북구 4·19혁명 희생자 묘역을 방문해 참배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 전 대통령 유족의 4·19 민주묘역 첫 공식 참배다. 이 박사는 참배 후 “이 전 대통령의 아들로서 4·19혁명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함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제 참배와 사과에 대해 아버님께서도 ‘참 잘하였노라’ 하며 기뻐하실 것”이라면서 “국민 모두의 통합과 화해를 도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박사는 오래전부터 “아버지를 대신해 잘못을 빌어야겠다”는 말을 해 왔다고 한다. 실제 그는 4·19혁명 51주년이던 2011년 민주묘역을 찾아 참배·헌화하려 했지만 ‘사죄가 진정성이 없고 갑작스럽다’는 4·19 유족 단체의 저지로 발길을 돌렸다. 그로부터 12년 만인 올해 4·19 관련 단체 3곳(민주혁명회·혁명공로자회·혁명희생자유족회)의 허락으로 참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의미가 크다. 4·19 단체 관계자들이 이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문무일 사무총장은 “이 박사의 참배는 화해의 역사를 만들기 위한 신호탄”이라고 했다. 4·19 세대와 이 전 대통령 유족의 화해와 통합 행보는 진영논리에 갇혀 사생결단식 대결을 일삼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들의 메시지가 국민 사이의 소모적인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원재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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