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엘리엇 사건 정정신청 인용…97억원 감액"

박현준 기자 2023. 9. 1.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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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엘리엇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S(투자자 국가 간 분쟁해결) 사건에서 지난 6월 중재재판부가 약 69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정한 가운데, 법무부가 정정 신청을 통해 배상금이 약 97억원이 감액됐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1일 엘리엇이 제기한 ISDS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중재판정부로부터 중재판정의 해석·정정 신청에 대한 결정문을 수령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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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재판정 해석·정정 신청 결정문 수령
'세전 금액' 공제 취지 신청 인용돼
배상원금, 이자 합쳐 약 97억원 감액
이자 지급 방법의 해석 신청은 기각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2023.09.0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박현준 기자 =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엘리엇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S(투자자 국가 간 분쟁해결) 사건에서 지난 6월 중재재판부가 약 69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정한 가운데, 법무부가 정정 신청을 통해 배상금이 약 97억원이 감액됐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1일 엘리엇이 제기한 ISDS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중재판정부로부터 중재판정의 해석·정정 신청에 대한 결정문을 수령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중재판정부는 손해액 산정 시 앨리엇이 지난 2022년 5월 삼성물산으로부터 지급받은 추가합의금을 '세후 금액'이 아닌 '세전 금액'으로 공제했어야 한다는 취지의 정부 측 정정 신청을 전부 인용했다. 반면 판정 전 이자 산정 방식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엘리엇 측 정정 신청은 전부 기각했다.

법무부는 정정 신청이 인용됨에 따라 배상원금이 종전 약 687억원에서 약 622억원으로, 판정 전 이자는 약 326억원에서 약 294억원으로 감액됐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배상원금은 약 65억원, 판정 전 이자는 약 32억원으로 총 97억원가량 감액된 것이다.

법무부는 이어 중재판정부가 이자의 지급 방법(통화)에 대한 정부의 해석 신청에 대해선 의미상 모호함이 없단 취지로 정부 측 신청을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중재판정부는 판정 당시 배상원금 및 이자는 모두 원화를 기준으로 산정하되, 실제 지급은 판정일인 23년6월20일 기준 환율을 적용해 달러로 지급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법무부는 "현재 영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중재판정 취소 소송에서도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헛되이 유출되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엘리엇은 지난 2018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우리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하고 영향력을 행사해 7억70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9917억원)의 피해를 봤다며 중재 신청을 했다.

제일모직은 2015년 9월 구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했다고 등기했다. 상호는 삼성물산을 사용했다. 제일모직과 구 삼성물산 주식합병비율은 1:0.35였다. 제일모직의 합병가액은 15만9294원, 구 삼성물산의 합병가액은 5만5767원이었다.

엘리엇이 2015년 6월4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 측은 2015년 5월 합병을 공표했는데, 해외주주 등은 이에 반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20일 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판정부는 우리 정부가 엘리엇에게 5358만6931달러(당시 환율 1288원 기준 약 69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엘리엇 청구 금액 중 배상원금 기준 약 7%만 인용된 것이다.

중재판정부는 사실상 국가기관인 국민연금의 표결로 인해 엘리엇이 부당하게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또 대법원의 국정농단 유죄 판결문 등을 인용해 국민연금 행위 배경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위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사안의 성격을 충분히 검토해 보면 승소 가능성이 있다"며 취소 신청을 제기했다. 또 계산 오류로 손해배상금 원금이 약 60억원 증가했다며 이번 정정 신청을 제기했다.

한편 지난해 8월 선고된 론스타 사건의 경우 론스타의 청구액(46억8000만 달러) 중 4.6%가 인용됐다. 이후 정부는 론스타 사건의 배상원금을 정정해달라고 신청해 2억1601만8682달러(약 2782억원)로 감액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h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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