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다 선발승 갈아치운 양현종, “대기록보다, 팀의 ‘6연승’”
KIA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35)이 프로야구 통산 최다 선발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양현종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 호투로 KIA의 10-2 완승을 이끌었다. 시즌 7승째(7패)를 챙긴 양현종은 KBO리그 통산 164번째 선발승을 기록했다.
송진우(전 한화)가 은퇴 전까지 선발로 거둔 163승을 뛰어넘은 대기록이다. 양현종은 직전 선발 경기였던 26일 광주 한화전에서 승리를 거둬 송진우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뒤 신기록까지 거침없이 내달렸다.
양현종은 마운드를 지킨 7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와 1볼넷만 상대에게 내줬다. 최고 시속 148㎞ 빠른 공이 위력적으로 포수 미트에 꽂혔고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는 날카롭게 떨어졌다. 여기에 베테랑의 완급 조절까지 곁들여지자 SSG 타선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4회말 아웃 카운트 2개를 잘 잡고 SSG 4번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안타를 허용한 것이 유일하다시피 한 위기였다. 양현종은 이어 박성한에게 볼넷을 내줘 잠시 흔들린 듯했으나 김강민을 3루수 땅볼로 멈춰 세우며 기세를 유지했다.
KIA 타선은 화끈한 득점 지원으로 양현종의 대기록 작성을 도왔다. KIA는 이날 소크라테스 브리토(1점), 박찬호(2점), 나성범(3점)의 홈런 포함 장단 14안타를 몰아치며 SSG 마운드를 폭격했다. SSG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5이닝 9안타(2홈런) 5실점으로 무너졌다.
8회부터 가동된 KIA 불펜은 전상현이 수비 실책 속에 2실점(비자책) 했지만, 9회 마운드에 오른 최지민이 추가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켰다. KIA는 6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뒤 만난 양현종은 “장타 능력을 갖춘 타자들이 SSG에 많아서 공격적으로 승부를 겨룬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통산 선발승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시즌 7승을 거둬 팀이 연승을 이어나가는 데 도움이 됐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후반기 들어 성적이 좋지 않았던 양현종은 지난 15일 광주 키움전에서 5.2이닝 7실점으로 크게 넘어진 뒤 휴식 차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열흘간의 휴식에서 돌아온 양현종은 이날 포함 최근 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하며 연승을 달렸다.
그는 “감독님께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지쳐 보인다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2~3일간은 야구장에 나오지 않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정말 힐링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종국 감독은 “양현종이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완벽하게 선발투수 역할을 해냈다”며 “오늘 승리로 KBO리그 최다 선발승 투수가 됐는데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도 의미 있는 기록들을 계속 세워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인천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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