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지킨다더니…1393 상담했다가 눈물 쏟은 사연 [제보K]
[앵커]
1393, 보건복지부가 직접 운영하는 자살 예방 상담 전화번호입니다.
그런데 한 시민이 극심한 우울감을 느껴 이곳에서 상담했다가 오히려 이틀 내내 눈물만 쏟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예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정폭력 피해자인 20대 김 모 씨는 최근 극심한 우울감을 느껴, 자살예방상담 전화에 전화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한다는 문구를 보고 전화한 건데, 상담사의 반응은 뜻밖이었습니다.
[1393 상담 녹취 : "통화료가 나오는 전화인가요? (부과되지 않습니다. 부과되면 전화 끊으실 건가요?)"]
당황한 김 씨가 상담사의 태도를 지적했더니 거꾸로 김 씨의 발음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1393 상담 녹취 : "발음이 너무 안 좋아서 제가 어떤 이야기인지 잘 몰랐어요."]
이날 통화 분량은 총 6분.
취재진이 전체 통화 내용을 확인했지만 상담사가 역정을 낼 만한 대목은 없었습니다.
[김○○/음성변조 : "가슴이 정말 찢어지는 줄 알았어요. 이불 뒤집어쓰고 그냥 뭐 이틀 내내 그냥 울고."]
인터넷에서도 1393 상담 응대가 무성의했다는 후기는 어렵지 않게 검색됩니다.
연결 자체가 쉽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365일, 24시간 연결된다는 홍보 문구와 달리, 김 씨는 한 시간 동안 대기음만 들은 후 간신히 연결이 됐습니다.
40대 이 모 씨도 다급한 상황에서 20분 간 대기하다 결국 사설 상담 전화를 찾았습니다.
[이○○/음성변조 : "연결이 계속 안 됐어요. 사설 업체에 19만 원 그 정도 비용을 내고 상담을 해서."]
1393 상담사는 모두 67명, 동시 근무 인원은 10명에서 15명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응대율이 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은 70%대.
열 명중 3명은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단 겁니다.
우리나라의 자살율은 OECD 국가 중 1위 수준.
복지부는 상담사 교육을 강화하고 2027년까지 1393 응대율을 90%까지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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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yer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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