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도 안 가보고…” 화재안전보강사업 국비 20억 반납
[KBS 제주] [앵커]
대형 화재 참사를 막기 위해 정부가 화재에 취약한 건축물을 대상으로 안전성능 보강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제주도도 30억 원이 넘는 사업비를 확보해 보강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지난해에만 쓰지도 못하고 반납한 국비만 20억 원을 넘었습니다.
강탁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와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정부는 이를 계기로 화재에 취약한 기존 건축물의 안전성능 보강을 의무화했습니다.
5층짜리 이 건물은 외벽을 불이 붙지 않는 단열재로 교체했습니다.
건물 1층에는 화재 확산을 방지하는 처마도 시공했습니다
화재 안전 성능 보강사업을 완료한 겁니다.
화재안전 보강사업 대상은 다중이용 업소와 피난 약자가 이용하는 3층 이상 건축물 가운데 불에 타기 쉬운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하고 스프링클러가 없는 곳입니다.
공사비 4천만 원 한도 내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비용의 2/3를 지원합니다.
제주도는 수요 조사를 통해 화재안전보강 대상 건축물 180여 동으로 사업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업이 가능한 곳은 45동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건축물대장만 보고 서류상으로 사업 대상을 선정했는데, 막상 현장 실사를 나가보니 사정이 달랐습니다.
학원이었던 건물이 다른 용도로 바뀌거나,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하지 않은 곳도 확인됐습니다.
결국, 사업 대상이 줄어들면서 지난해 확보한 예산 32억 원 가운데 국비 20억 원가량을 반납했습니다.
실제 쓴 사업비는 7천2백만 원, 예산 집행률은 고작 2%에 불과했습니다.
[한 권/제주도의원 : "이게 공부(서류)상으로만 볼게 아니라 실제 사전조사를 철저하게 해야 우리가 행정력 낭비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인데, 행정의 미흡한 점으로 보고 있고..."]
올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건물주들이 공사비 자부담을 꺼리면서 확보한 사업비 13억 원 가운데 2억 4천만 원 정도만 집행됐습니다.
못 쓰고 남긴 국비는 해가 지나면 또 반납할 처지입니다.
올해 5월 말 기준 제주지역 화재안전 성능보강사업 완료율은 35%.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낮습니다.
KBS 뉴스 강탁균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서경환
강탁균 기자 (takta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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