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도 공사 중단…‘돈맥경화’ 건설 현장
[앵커]
우리 경제의 이른바 '9월 위기설', 어제(31일)에 이어 오늘(1일)은 부동산 문제와 여기에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을 짚어보겠습니다.
9월엔 자금을 구하지 못해 사업을 중단하는 건설 현장들이 나오고, 이 때문에 돈을 대거나 보증을 섰던 금융사들로까지 위기가 번질 거라는 우려가 컸는데요.
실제 현장은 어떤지 김혜주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인천의 주상복합건물 공사현장, 석 달 전부터 공사가 멈췄습니다.
[지역주택 조합원/음성변조 : "전혀 몰랐어요. 어떤 분이 지나가다가 '여기 우리 현장에 유치권(행사) 붙어 있다, 플래카드가…'"]
건설사가 공사대금을 내지 못한 탓입니다.
[인근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부도났다고 그렇게 소문이 났으니까. (공사가) 멈췄었죠. 멈춰서 지금 뭐야 유치권(행사)도 한다고 써붙였다가…"]
자재비, 인건비는 오르고 대출 금리도 급등하면서 중소형 건설사부터 먼저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올해 들어 부도 건설사가 9곳 나왔고, 폐업 신고도 2,300건이 넘습니다.
자금 조달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서울 도심의 상업용 건물터.
삽도 뜨지 못한 채 사업이 무산됐습니다.
사업 초기 토지매입 등을 위해 돈을 빌리는 이른바 '브릿지론'을 본 사업 시작을 위한 대출로 바꾸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건설사는 물론 대출해준 금융사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분양을 해서 빚 갚을 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분양에 차질을 빚는 지역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현장 위주로 좌초 사례가 잇따를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이런 브릿지론 만기가 9월을 전후로 몰려 있습니다.
PF 대출 연체율은 석 달 새 크게 상승했고, 특히 증권사 연체율은 이미 두 자릿수입니다.
[권대중/서강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 "연체율이 높아진다는 얘기는 미분양이 나거나 또는 PF를 받고 사업을 못하고 있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면 2차적인 문제가 이 PF를 중개했던 금융권의 문제가 되게 되겠죠."]
정부는 1조 원 규모의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 펀드 가동 같은 대책을 이미 마련한 만큼, 연체율 증가세가 둔화될 거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PF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데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한 비은행권에 대출이 몰려 있다는 점에서 아직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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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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